박태원 연평어촌계장 인터뷰
어민 - 소비자 윈·윈 … 연평도 꽃게 브랜드화 강조
"아라뱃길과 서해 5도 뱃길을 잇는 사업이 하루 빨리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태원(54·사진) 연평어촌계장은 누구보다도 '서해아라뱃길'에 관심이 크다.

서해 5도 수산물이 수도권 소비자를 직접 만나면 어민의 삶이 한결 나아질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한국수자원공사가 지난 8월30일 인천 서구 오류동 아라뱃길 인천터미널에서 열었던 '서해 5도 어선 입항식'에서도 그는 "반가운 마음으로 달려왔다"며 소감을 밝혔다.

서해 5도 어민들은 그동안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려왔다. 청정해역인 서해 5도에서 자연산 수산물을 잡으면서도 제값을 받지 못해서다.

싱싱한 수산물을 아라뱃길을 통해 직접 운송하는 이번 사업이 어민과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박 계장은 "최고의 수산물이 최하의 가격을 받고, 운송마저 여의치 않는 등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아 어민들의 괴로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며 "아라뱃길을 통해 직판 길이 열리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일부터 연평어촌계장을 맡았다. 그리고 같은 날 연평어장에서는 꽃게잡이가 시작됐다.

올해 어획량이 늘어날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시름은 여전하다.

"먼저 조업을 시작한 다른 지역에서 '연평도 꽃게'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습니다. 연평도 어민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셈이지요. 서해아라뱃길 사업과 함께 연평도 꽃게의 브랜드화도 함께 이뤄졌으면 합니다."
그는 반세기가 넘는 평생을 연평도에서만 살아왔다.

두 차례의 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도 온몸으로 겪었다. 그래서 좀체 나아지지 않는 도서민의 삶에 대한 안타까움이 많다.

박 계장은 "삼면이 바다인 나라에서 해상, 여객선 정책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타지에 사는 자식들이 부모에게 사과 상자 하나 보내려고 해도 여의치 않다"며 "기댈 곳 없으면서도 고향을 지키고 살아가는 도서민을 위한 현실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