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은석 인천시 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 원장 인터뷰
20년 사회복지 베테랑 … 시 공무원노조와 협약
"편견·선입견 없이 그들의 직업능력 평가하길"
"인천시청 행정용품, 앞으로 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이 책임지겠습니다."

인천지역 장애인들이 만든 사무용품이 시청 매점내 진열대에 오른다. 각 실·과마다 복사용지, 잉크 카트리지, 문서철 등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매점을 통해 주문하거나 직접 구매할 수 있다.

백은석(47·사진) 인천시 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 원장은 인천시 공무원노조(인공노)와 지난 11일 '장애인생산품의 안전적인 판로 확보와 장애인생산품 구입 편리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을 계기로 시청내 매점에서 장애인들이 생산한 물품을 팔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양측은 장애인 생산품 구매 촉진을 위한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정부는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에 따라 지역별 한 곳씩 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을 지정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지난 2000년 처음 공식적으로 지정됐다. 중증장애인이 만든 생산품을 판매하고 장애인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백 원장은 올해로 만 10년째 이 시설에 몸 담고 있다. 대학 졸업 직후 사회복지 전담공무원 경력까지 합치면 20년의 베테랑 사회복지사다. 인천장애인시설을 지금의 궤도에 올려 놓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가까운 일본의 경우 사회적으로 장애인을 위한 배려와 체계가 잘 돼 있다"며 "우리나라도 장애인들이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애인생산품도 장애인들이 가진 직업 능력을 발휘한 결과물이다. 그들을 편견과 선입견으로 보지 말고 그들이 들였을 노력을 평가해 달라"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오는 10월 개최될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도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할 교통수단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대회는 배려와 평화의 대회인 만큼 경쟁보다 장애인들이 자기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장애인들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기능적으로 못하는 일이 하나 둘 있을 뿐이다"라고 말하며 편견을 버려줄 것을 당부했다.

시청에서의 장애인 생산품 판매는 빠르면 다음주 시작될 예정이다. 현재 전국의 공공기관들은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의 물품을 장애인 생산 물품으로 구입해야만 한다. 인천시는 관련 법령에 따라 중증장애인 생산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고 있지만, 실적은 전국에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글·사진 정아주 기자 aj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