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배 인천지방법무사회 회장 인터뷰
"등기부 업무 등 현행법 변호사에 자유로와" 형평성 지적
회원들 아동복지 사회공헌·시민소통 무료 법률상담 활동
"변호사는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있도록 해줘 놓고, 법무사는 달릴 수 없게 다리를 묶어 둔 셈이죠."

올해 5월 인천지방법무사회 회장으로 취임한 김종배(사진) 회장은 지난 6일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법무사 업계가 처한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인천법무사회의 회원은 500명 정도다.

그러나 경기 침체와 법조 시장의 공급 과잉으로 대다수 법무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회장은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국내 경기 불황과 특히 건설 시장과 주택 경기의 침체로 회원들이 사무실을 운영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매년 2500명씩 배출되는 로스쿨 변호사의 양산화도 법무사 업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로스쿨 변호사는 법무사의 전문 영역인 부동산 등 각종 등기 부분까지 손을 뻗치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에다 낡은 법과 제도가 법무사 업계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한다.

법무사는 등기 업무와 관련해 법원으로부터 각종 규제와 감독을 받고 있는 반면, 변호사는 법무부의 감독 아래 등기 사건 수수료 책정이 자유롭고 사무원을 채용할 때도 인원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최근 변호사 업계에서 싼값을 내세워 부동산 등기를 싹쓸이하는 '보따리 등기 사무장'이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다.

김 회장은 "현행법과 제도가 법무사의 경우 달리지 못하게 다리를 묶어 둬 놓고, 변호사는 자유롭게 뛸 수 있도록 해줬다. 형평성에 어긋나는 처사"라며 "두 집단의 감독 기관을 일원화하는 등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법무사회는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역사회에 공헌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회장은 "법무사들이 법원 조정위원으로 위촉돼 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법무사들의 노력으로 전국 법원에서 최우수 법무사회로 인정받은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매년 1000만원 이상의 장학금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지급하고 있으며 씨튼 어린이집과 별사랑 어린이집, 징검다리지역 아동센터 등 3곳에 매월 일정 금액을 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시민과의 소통을 활성화하는 것을 올해 목표로 삼았다.

김 회장은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일부 동 주민센터에서 진행 중인 무료 법률 상담을 전 지역의 동 주민센터로 확대하고, 고등학교를 찾아 생활 법률 강의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마지막으로 "그동안 법무사들은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수많은 소시민들에게 법률적 도움을 제공해 왔다"며 "앞으로도 어려움에 처한 시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법무사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