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인 번영회장 인터뷰
음악분수·해수족탕 구축 … 매달 소외층 무료급식 선행 실천
주말 관광객 수만명 발길 … "인천 랜드마크 명성 되찾을 것"
유명 카페가 모여 있던 데이트코스, 양동이에 담겨 있던 싱싱한 수산물, 문화의 거리를 드나들던 만원버스.

오승인 월미도번영회장(53·사진)이 기억하는 월미도의 풍경이다. 1981년, 처음 월미도에 발을 디뎠을 때다. 그는 친한 선배를 따라 놀이기구에서 일하다가 아예 눌러 앉았다. 월미도의 미래를 봤기 때문이다.

오 회장은 "당시 신포동, 월미도, 영종도 가운데 어디에 터를 잡을까 고민하다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던 월미도를 선택했다"며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청춘을 바친 월미도가 제2의 고향이 됐다"고 말했다.

월미도에 애정이 생기면서 동네일에도 앞장섰다. 13년간 월미청년회장을 지내고, 7년 전부터는 번영회를 이끌고 있다.

월미도 상인 150여명으로 꾸려진 번영회는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그가 회장을 맡은 무렵, 월미도는 침체에 빠져 있었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여기저기 볼거리는 많아지는데, 월미도만 제자리걸음이었다.

예전의 영화는 온데간데없이 추억의 장소로만 머무르고 있었다.

오 회장은 실망하기에 이르다고 생각했다. 우선 번영회부터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는 "월미청년회·부녀회와 매달 둘째 주, 넷째 주 수요일마다 인천역 앞에서 무료급식을 한 지 7년째다.
노인정에도 한 달에 한 번씩 식사 대접을 하고 있다"며 "컨테이너에 있던 번영회 사무실도 문화의 거리에 있는 건물로 옮겨 미아, 분실물을 찾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월미도도 차츰 살아나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서는 중국인 관광객이 평일 1000~1500명, 주말에는 3000~4000명 정도 찾는다.

한국 드라마와 가요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며 월미도의 인지도도 올라갔다.

오 회장은 "중구에서 도로를 깨끗하게 정비하고, 음악분수·해수족탕을 만들면서 관광객이 모여들고 있다"며 "국내 관광객을 포함하면 주말마다 수만명이 찾는다. 예전 월미도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고 했다.

번영회도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계절마다 축제를 연다. 철저한 위생과 호객행위 근절, 자율 청소로 다시 찾고 싶은 월미도를 만드는 노력도 잊지 않는다.

그는 여전히 더불어 잘사는 월미도에 미래를 건다. 젊은 시절부터 간직해온 "월미도가 살아야 내가 산다는, 절실한 마음" 때문이다.

"지난해 전국체전에 참가한 선수들이 '인천' 하면 월미도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했습니다. 바다, 축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월미도가 기억에 남는 곳이 되도록 상인들 먼저 바뀌겠습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