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서비스 비용 등 고려치 않은 여론 억울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 가격상승 주도 지적도
# 인천 부평구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45)씨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커피 가격 거품 논란에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호소한다. 김씨는 "커피 한잔 값이 원두 가격에 비해 비싸다는 '폭리' 문제는 원가만 따져서 말할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현재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커피 등의 가격은 원가는 물론 자리세, 서비스 비용, 마케팅 비용 등이 포함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한다.

# 인천 남동구의 한 커피전문점 주인도 "로봇이 자동으로 원두 갈고 우유 스팀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부분에서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억지 계산을 하고 있다"며 "커피 값이 절대 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렇게 팔아도 점주가 월 200만원도 가져갈 수 없는 문제를 지적하는 게 차라리 옳다"고 전했다.



인천지역 커피전문점들이 최근 원두 원가 하락분을 반영하지 않는 커피 가격 논란에 답답하다고 털어 놓는다.

커피전문점마다 수입해서 쓰는 원두 가격이 다르고, 매장마다 다른 임대료, 인건비와 운영비는 고려되지 않고, 원두 값만 내세워 업계가 폭리를 취한다며 몰아세우는 게 억울하다는 것이다.

밥보다 비싼 커피를 팔아도 이익 창출이 어려운 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알아달라는 하소연도 한다.

13일 업계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한 사람이 지난해 한햇동안 298잔의 커피를 마신 걸로 추산된다. 재작년에 288잔이었는데, 1년 사이 10잔을 더 마셨다. 올해 커피 수입량도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불황 속에 커피 업계는 몸집이 불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5달 동안 수입된 커피는 5만4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다.

지난 3년 동안 생두 국제가격이 등락을 거듭하는 동안 국내 커피 값은 8% 넘게 꾸준히 올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얘기다.

커피 원액 가격이 150원 남짓인데, 판매되는 아메리카노 가격은 3000원대에 형성돼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커피 가격 거품 논란은 계속 있었다. 인건비와 임대료 등을 감안해도 너무 비싼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에서는 원두 가격만 높고 커피 값을 책정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개인 커피전문점의 경우 대형 프랜차이즈 등 대기업 자본에 치여 수익 구조를 내기 힘든 상황에 있다고 토로한다.

인천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바리스타는 "로스팅 기계나 가계 투자비용 등의 보이지 않는 돈은 무시되고 있다"며 "특히, 매장 운영에서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가게 임대료가 지역 시내를 중심으로 치솟고 있어 실제로 점주들이 손에 쥐는 돈은 얼마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페는 커피를 미끼 상품으로 내걸고 일정 시간 공간을 빌려주는 업종으로 초단기 부동산 임대업에 가깝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커피전문점들이 지출하는 임대료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고비용 구조인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커피 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업계 일각에선 커피 가격의 고공행진이 소비자 외식 물가 부담에 한 몫하는 것은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인천지역 한 커피전문점 대표는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 등이 비싼 커피 값의 명분이지만, 밥 값보다 더 높게 책정 돼 있는 현재 커피 가격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