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얼문화재단 '새얼문예 29집-잊지 못할 일' 발간
제29회 새얼백일장 입상작 120편·심사평·참가자 명단 수록
이사장·심사위원장 격려·조언 글 … 김금희 작가 응원편지도
지난 4월1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제29회 새얼전국학생·어머니백일장'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입상자들의 소중한 작품들을 모은 '새얼문예 29집' <잊지 못할 일>(500쪽·새얼문화재단)이 발간됐다.

이 작품집에는 초등 3·4학년부, 초등 5·6학년부, 중학교부, 고등학교부, 어머니부 각 부문 장원과 차상, 차하, 참방 입상자들의 작품 총 120편과 심사평이 수록됐다. 각 학교 대표자격으로 백일장에 참가했던 참가자 5820명 전체의 명단도 실렸다. <새얼문예>는 일선학교의 글짓기, 생활문예 지도서로 활용되고 있으며 새얼문화재단에서 비매품으로 제작 배포한다.

새얼문예는 2014년까지 총 29호 48만5000부가 제작돼 전국 도서관과 관계 기관, 인천시 및 경기도 지역내 학교 학급과 참가자 전원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새얼문화재단 지용택 이사장은 발간사에서 당나라 임제의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는 말을 인용하고 있다. "어딜 가든지 그곳에서 주인이 되라. 어떤 환경에 처하든 그곳에서 주인이 된다면 서있는 그곳이 어디든 참의 길, 좋은 곳이 될 것이란 뜻"의 이 구절을 소개하며 "세월호 참사로 친구를 잃고, 자식을 잃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마음으로 진행했던 제29회 새얼전국학생·어머니백일장의 슬로건은 '꿈은 나로부터'였다"고 말한다.

그는 "경쟁사회라고 하지만, 교육의 근본은 여전히 나를 이기는 일이며, 나를 자라게 하는 일이다. 우리는 새얼백일장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슬픔과 역경을 극복하며 한 발 더 전진하는 청소년들의 꿈과 미래를 보았다. 여러분들의 입상을 축하드리며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도 자신을 믿고, 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길 부탁드린다"며 참가자와 입상자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백일장 심사위원장을 맡은 윤영천 인하대학교 명예교수는 심사총평에서 "초중등학생 작품들을 살펴보면서 심사위원들은 마냥 즐거운 것은 아니었다"고 아쉬움을 표하면서 "각종 입시에 찌든 학생들을 우리 어른들이 제도적으로 해방시킬 뿐 아니라, 일상 체험은 물론 독서를 통한 자유로운 상상적 체험도 아울러 확대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송나라 구양수가 '시가 시인을 곤궁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도리어 곤궁해진 뒤에야 시가 공교해지는 것(非詩之能窮人 殆窮者而後工也)'"이라 했던 말을 인용하며 "'곤궁'은 단순한 경제적 가난이나 생활의 빈핍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지극한 난경(難境)을 뜻한다. 생활적 체험 및 훌륭한 책들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이 '곤궁'을 일찍부터 몸소 익혀둠으로써 효험 높은 영약(靈藥)을 하나씩 지녔으면 좋겠다"며 백일장에 참가자들이 앞으로 글을 계속 써나가는 데 도움이 될 조언을 남겼다.

<일지 못할 일>엔 새얼백일장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입상자 299명의 작품 가운데 참방 이상의 작품 120편만을 수록했다. 비록 작품이 수록되진 못했지만 대회의 규모와 참가인원을 감안할 때 장려상이 결코 작은 상이 아님을 밝히며 지면의 한계로 인해 장려상 수상작품을 모두 싣지 못한 데 대해 양해의 말과 함께 장려상 수상자 179명의 명단을 새얼문예 맨 앞쪽에 소개하고 있다.

현재 문단에 등단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문인들 중 청소년기에 새얼백일장에 참가한 새얼백일장 출신 문인들이 여럿 있다. 소설가 안보윤, 김금희 등이 바로 그들이다.

새얼문예에는 특히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면서 등단해 최근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이틀>을 출간하며 문단의 이목을 끌고 있는 소설가 김금희의 짤막한 편지가 실렸다. 김금희는 이 편지에서 새얼백일장에 참가한 미래의 문인들에게 언니이자 누나로서, 그리고 선배문인으로서 아낌없는 조언을 전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남기는 이 진솔한 편지는 10년 뒤, 20년 뒤 한국 문학계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문학꿈나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줄 힘찬 응원이다.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