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계획 조정' 선거전 완료 불구 최종합의서 내달 체결 예정
'재정난' 市 다급 … 골프장 미조성 땐 차질 우려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랜드마크시티(6·8공구) 사업 조정에 느긋하다.

올해 초 개발사업시행자인 송도랜드마트시티유한회사(SLC) 측에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 등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던 '호언장담'과 달리 송도 6·8공구 사업계획 조정 최종합의서를 8월에 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6일 인천경제청 등에 따르면 2010년 8월부터 SLC 측과 추진해 온 송도 6·8공구 사업계획 조정 합의를 이달 중 마무리하고, 합의서를 8월에 체결할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4년 만에 합의서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인천경제청은 이후 송도 6·8공구 협약 및 토지이용계획 등 사업계획 변경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인천경제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현안 보고를 민선6기 시정부 출범 전부터 '희망인천준비단'에 전달했다.

재정난 속에 빠진 인천시의 여건 상 인천경제청이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궁금증을 더한다. 인천경제청은 이미 6·4 지방선거 전에 SLC 측과 송도 6·8공구 사업계획 조정을 마친 상태였다.

151층 인천타워를 짓지 않는 대신 그동안 SLC 측이 투입한 비용 857억원(추정치) 등을 감안해 송도 6·8공구 가용용지 227만7000㎡ 가운데 33만9900㎡를 우선 공급하기로 얘기가 오갔다. 토지가격은 3.3㎡당 300만원이다.

SLC 측은 이를 근거로 지난 5월 말과 6월 초에 주주사간 협의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SLC 측은 선거 전 최종합의서를 체결한다는 계획 하에 인천경제청을 접촉했으나 허사였다.

특별회계 주세입원인 용지 매각을 통해 재정을 마련하고 있는 인천경제청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다.

매립이 마무리된 송도 6·8공구 땅을 팔기 위해 선투입해야 할 기반시설비만 총 2483억원에 이른다. 인천경제청은 이 사업에 지방채 1000억원을 발행한다. 내년에는 기반영된 801억원을 포함해 1682억원을 투입해야 한다.

인천시는 더 다급하다. 2012년 8월 교보증권 컨소시엄에 토지리턴제로 이미 매각한 송도 6·8공구 내 3필지(34만7000㎡)의 토지 환불 청구 시 우발채무 발생 위험을 안고 '재정 운영의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이 우발 채무는 청구 개시일이 2015년 8월7일로 교보증권 컨소시엄이 사업성이 없어 시에 전달한 땅값을 달라고 요청하면 그간의 금융이자 비용 등을 더해 9222억원을 내줘야 한다.

상황이 이런데, 인천경제청은 여유만만이다.

송도 6·8공구 사업계획 최종합의서도 인천경제청 계획대로 8월에 체결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6·8공구 내 골프장(72만6000㎡) 조성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SLC 측은 골프장이 조성되지 않으면 인천경제청과 잠정 합의한 토지 매입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인천경제청으로부터 해당 토지(공동주택용지)를 단계별로 매입해 내년 말부터 분양을 한다는 계획을 짜고 있는데, 골프장이 없으면 힘들다는 것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SLC 측과 협의 과정 기간 지방선거 등이 있어 6·8공구 사업계획 조정 최종 합의가 사실상 힘들었다"며 "빠른 시일 내에 합의서 체결 등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치동 기자 air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