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금지약물과의 일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올림픽 때마다 크고 작은 약물파문으로 몸살을 앓아왔지만 『이번에 반드시 금지약물을 뿌리째 뽑겠다』며 결의에 차 있다.

 IOC의 자신감이 말해주듯 시드니올림픽은 약물이 더 이상 스포츠에서 기생하지 못하게 된 대회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IOC의 지휘를 받는 시드니올림픽조직위원회(SOCOG)의 「전투」 능력이 역대 최강을 자랑하고 있고 지난해 11월 출범한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독립부대」로서 약물소탕 작전에 가세, 약물이 발 붙일 곳이 없어졌다.

 우선 조직위원회는 호주 정부의 전폭적인 재정지원 속에 최첨단 약물검사 기기를 가동, 전종목에 걸쳐 무작위로 2천회의 도핑테스트를 실시해 금지약물복용 적발에 나설 계획이다.

 선수들의 소변샘플은 자타가 세계최고라고 인정한 시드니의 호주스포츠약물검사소에서 분석된다.

 올림픽 약물검사와 관련, 가장 달라진 점은 사상 첫 혈액검사 도입에 있다. 빈혈 치료제의 일종으로 체내 적혈구 생성을 촉진, 지구력을 향상시켜주는 EPO(에리스로포이에틴) 복용 여부를 가려내겠다는 것이다.

 특히 EPO의 경우 최근 들어 사이클 등 경기에서 장기적 지구력을 요하는 선수들사이에 널리 퍼지고 있어 단속이 시급한 실정이다.

 IOC는 혈액검사 자체가 비인격적인 요소를 안고 있고 색출에도 어려움이 많아 도입을 미뤄오다 지난해 투르 드 프랑스(프랑스사이클 일주대회) 혈액 도핑 파문을 계기로 시드니올림픽부터 EPO 검사를 의무화했다.

 여기에 WADA도 IOC와 조직위원회 못지 않게 약물복용 선수들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호주 정부와 IOC의 지원으로 발족한 WADA는 대회기간 이외의 약물검사를 주관하는 세계적인 기구로 올림픽 대회 개막에 앞서 각 종목 주요 선수들의 약물복용 여부를 가려내 「암행어사」로서의 주가를 드높이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김건열 IOC 의무위원은 『도핑문제가 전문화, 지능화되면서 이 분야만 연구하는 지하조직이 활동하고 있다』고 전하고 『그러나 WADA 발족 등을 계기로 이번 시드니올림픽은 문제해결을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약물추방을 위한 국제사회의 강도높은 조치와 관련해 태릉선수촌은 1억원의 예산을 들여 특별교육과 함께 두 차례 약물검사를 실시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선수촌은 일단 올 6월 메달 유망종목 선수 43명을 대상으로 약물검사를 실시했다.

 김승곤 선수촌 본부장은 『첫 검사에서는 양성반응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히고 『IOC가 시드니올림픽을 약물추방을 위한 전기로 삼은 만큼 약물교육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