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옥 인천서구외국인사회복지센터장 인터뷰
자비 털어 한국어 강의 등 봉사 … "이주여성 취업에 보람"

"봉사를 하면서부터 지역사회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서구에 외국인이 많은 것을 보고 그들을 위해 뭔가 해봐야겠다고 결심했지요."

김정옥(57·사진) 인천서구외국인사회복지센터장은 10년 전 인천 서구 석남동에 터를 잡았다. 지역 사회에 자리를 잡으려고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차츰 동네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다문화에 관심이 커진 것도 그 무렵이다.

김 센터장은 "석남동 주변에는 공단이 있어 외국인이 많고, 결혼 이주 여성도 다른 지역보다 많은 편"이라며 "25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모은 돈으로 지난 2008년 센터를 열었다"고 말했다.

센터에서는 다문화 가족과 이주노동자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상담과 문화 활동을 벌인다.

외국인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다문화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이주노동자에게는 산업인력공단과 손을 잡고 작업장 안전교육을 하기도 했다.

평일에는 20~30명, 주말에는 50명이 넘는 이들이 센터를 찾는다. 한국어능력시험 특강을 할 때면 알음알음으로 김포와 평택에서도 온다.

김 센터장은 "일자리를 찾으려고 오는 사람이 많아 꾸준하지 않다는 점이 아쉽지만, 한 곳에서 오래 활동하다 보니 모르는 외국인이 없을 정도로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렸다"고 말했다.

출발은 소박했다. 주민센터에서 외국인들을 상대로 무료 교육부터 열었다. 사회적으로도 다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때였다. 결혼 이주 여성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취업을 도와주고, 학교에서 언어강사로 일할 수 있도록 교수법을 가르쳤다.

외국인을 상대로 한 활동에 머물지 않고 몇 년 전부터는 서광노인복지센터, 해밀평생교육원으로 가지를 뻗었다. 김 센터장은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대학원에서 사회복지, 아동복지, 행정학 등을 틈틈이 배웠다. 활동 영역을 넓힌 데에도 밑거름이 됐다.

사비를 털었지만 후원이 많지 않아 운영에 어려움도 있다. 하지만 김 센터장은 "본국에 가서 자리를 잡은 이주노동자들한테 고맙다며 전화가 종종 온다"며 "결혼 이주 여성들이 취업에 성공하는 모습을 볼 때에도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센터는 지난달부터 석남서초등학교에서 '다문화 자녀와 함께하는 미디어세상' 교육을 열었다. 다문화 가정과 소외계층 어린이 30명에게 매주 2시간씩 영상 실습 등을 하고 있다. 올해 여름에는 결혼 이주 여성, 이주노동자 등 어른을 대상으로도 교육을 펼칠 계획이다.

김 센터장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다문화 자녀가 많았는데,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나아지는 것 같아 다행"이라면서도 "여전히 남편의 그늘에서 지내는 결혼 이주 여성이 적지 않고, 이주노동자에 대한 지원도 적다. 주변 사람들의 인식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기자 smlee@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