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고배 … 92일 만에 미단시티 카지노 사전심사 적합 판정
부채난 도시公 기사회생 기회…경제청, 투자유발 10조원 예상
   
▲ LOCZ 복합리조트 조감도 /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 영종도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입성은 '서비스 허브'로 도약하려는 인천에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장미빛 전망'을 던져주고 있다.

침체에 빠졌던 영종도의 각종 개발사업도 활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며, 인천도시공사는 미단시티 부채 보증이라는 늪에서 벗어나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 각계에선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치열했던 유치전

영종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지난 2010년부터 검토하던 사업이었다.

당시 시와 인천경제청은 미단시티에 카지노를 유치하고, 영종도 일대를 서비스 산업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하지만 투자 환경과 국내 규제에 막혀 계획을 밝히는 수준에 그쳤다.

'리포앤시저스(LOCZ)'가 나선 때는 지난 2012년이다.

당시 시는 세계 1위 카지노 업체인 시저스 엔터테인먼트, 미단시티를 개발하는 리포그룹과 함께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카지노 유치전에 나선다.

당시 정부는 모든 설비 투자를 마친 상태에서 심사를 진행했던 카지노 허가제도를 계획 먼저 심사하도록 바꾸는 '사전심사제'를 도입했다.

외국인 투자자본의 투자 위험성을 대폭 낮추기 위한 조치였다.

정부가 카지노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는 전망에 따라 지난 2013년 1월과 2월 LOCZ와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가 사전심사를 청구했지만, 6월 부적합 결정으로 고배를 마신다.

이후 LOCZ는 지난해 12월 단독으로 사전심사를 재청구했고, 92일만인 18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적합 결정을 내렸다.

 

   
 

● 영종도가 꿈틀댄다

이번 적합 결정의 최대 수혜지역은 인천 영종도다.

영종도는 카지노가 유치된 미단시티를 비롯해 영종하늘도시, 용유·무의 개발사업 등 다양한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지역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2000년대 초반부터 추진됐던 밀라노 디자인 시티, 에잇시티 등 수많은 개발사업이 사라졌던 곳이기도 하다.

그동안 참패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영종도는 이번 카지노 유치를 계기로 새롭게 도약할 전망이다.

특히 LOCZ의 외국인 카지노가 들어서는 미단시티는 지난 2011년 기반시설 완공 이후 3년간의 '긴 잠'에서 깨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분양으로 신음하던 영종하늘도시도 '카지노 효과'로 급매물이 사라진 상태다.

인천도시공사는 미단시티개발㈜의 부채에 보증을 섰던 부담을 일거에 덜게 됐다.

공사는 이 회사에 3400억원의 보증을 선 상태다.

카지노 허가로 미단시티개발㈜이 모든 땅을 팔게 되면, 공사도 이 빚을 떠안을 필요가 없다.

공사와 미단시티개발㈜에는 이날 토지 구매 문의가 빗발쳤다.

특히 공사는 미단시티 부지 매각을 통해 현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거대 개발사업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재정난을 맞았던 공사는 카지노를 통해 다시금 기회를 얻게 됐다.

 

   
 

● 영종도, 지역 경제 견인할까

정부와 시, 인천경제청이 추진하고 있는 영종도의 '서비스 특구화'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최근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통해 인천을 '서비스 허브'로 지정했다.

카지노 유치에 따른 각종 관광산업과 마이스(MICE) 산업 등은 상당한 경제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경제청은 카지노로 인해 10조원의 투자유발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직접고용 2만명, 간접고용 18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와 오는 2018년 이후 연간 2000여만명의 관광객이 유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와 시가 걷을 수 있는 세금은 연간 3000억~4000억여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 지역, 일제히 '환영'

시는 이날 문화체육관광부의 적합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카지노를 기반으로 영종도를 마이스 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특히 영종도를 제2의 싱가폴 '마리나베이샌즈'와 같은 대규모 관광 지역으로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천지역 여야 국회의원도 정부의 영종 복합리조트 추진 허가를 한 목소리로 환영하며, 인천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새누리당 박상은(중동옹진) 의원은 "정부의 추가적인 재정 투자 없이 제도개선만으로 대한민국의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한 사례"라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비즈니스 도시로서 대한민국의 관광과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민주당 윤관석(남동을) 의원은 "인천은 세계최고의 공항과 항만을 가지고 있는 발전 잠재력이 큰 도시"라며 "(정부의)이번 결정과 더불어 영종 경제자유구역이 세계적인 마이스산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최선의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학·박진영기자 erhist@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