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뿐만 아니라 전국 최대규모의 버스기업인 신성여객이 지난 8일 파주와 서울을 잇는 10개노선의 버스운행을 중단했다. 벌써 17일째다.

신성여객은 운행중단에 대해 적자누적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믿는 시민은 많지 않다.

이렇게 이 업체의 주장에 신뢰가 적은 것은 다름아닌 신성여객의 행태 때문이다.

물론 기업이 영리를 추구하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기업이념이다.

그러나 신성은 적자를 운운하며 노선중단이라는 카드를 내놓는 것은 시민에게 있어 배은망덕한 처세다.

신성여객은 파주에서 지난 1965년 모회사인 신성운수를 설립해 50여년동안 '파주시민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후 신성은 지난 1995년 서부여객과 대성여객(사실 두 회사도 신성여객 회장의 형과 동생의 회사)을 인수하면서 버스업계의 공룡으로 성장했다.

당시 문산-서울역, 금촌-서울역 등 가장 이용객이 많은 이른바 '황금노선'을 독점하면서 신성의 성장은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지금의 신성그룹이 있기까지 파주시와 시민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비약적인 성장은 없다고 해도 이에 토를 달만한 사람은 없다. 아마도 신성은 '응답하라 1995'를 연신 외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반세기 동안 파주시민의 도움으로 대기업의 반열의 오른 신성이 이제는 시민에게 등을 돌리는 이율배반적인 행태에 기업이념을 떠나 섬칫함까지 느껴진다.

한편으로 신성에 입장에서는 매일 매일 쌓이는 적자를 눈뜨고 볼 수 없어 내린 결단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중단에 있어 사전에 행정기관과 협의해 타협점을 찾았어야 한다.

시도 이번 사태에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적자노선임에도 불구하고 업체에 운행을 강요하는 것보다 시민과 기업, 그리고 행정기관이 머리를 맞대 현실적인 대안을 찾지 않은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현재 신성은 중단된 노선을 폐선시킨다는 카드를 내놓고 시는 억대의 과징금과 흑자노선 감차명령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하면서 양측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극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고래등에 새우등 터진다'는 속담처럼 양측의 대립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

지금이라도 양측이 이윤과 행정조치보다는 한발짝씩 양보하고 또 문제점을 개선해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 시키길 기대해 본다.

/파주=김은섭기자 kime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