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연 작가 '시련·아픔 딛고 일어선 난아의 삶' 담아
   
▲ <공녀, 난아>유시연 지음320쪽 1만5000원선

2003년 계간 <동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유시연이 역사 장편소설 <공녀, 난아>(선·320쪽)를 펴 냈다.

고아소녀인 난아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이름인 '도림'을 잊고 난아로 살아가기까지 그녀가 겪어온 신산스러운 삶을 그린 작품이다.

한 개인으로서 어쩌지 못하는 불가항력의 운명을 짊어진 채 살아가는 공녀의 운명은 부모에게 재롱을 부릴 나이인 대여섯 살 때 안국동 양반댁에 맡겨지면서 시작된다.

우의정 강석기 댁 찬모와 막역한 사이인 먼 친척에 의해 난아는 안국동 양반댁 별당아씨 수발을 들면서 새로운 인생이 펼쳐진다.

우의정 강석기는 훗날 소현세자빈이 된 둘째딸 난향의 아버지로서 난아 이름을 지어준 인물이다.

별당아씨인 난향과 난아는 상전과 몸종이라는 신분을 뛰어넘어 깊은 유대감으로 맺어진다.

몸종이라기보다는 함께 놀아주는 소꿉동무로서 두 사람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다.

이 관계는 뒷날 세자빈 강씨가 심양관에 머물면서 재회한 난아와 막역한 사이로 큰일을 해내는 디딤돌이 된다.

난아는 비공식적인 요청에 의해 양반가 여식으로 둔갑하여 명황실 환관의 양녀로 보내진다.

이미 기울기 시작한 명나라를 깍듯이 공경하는 조선의 사대부는 날로 세를 넓혀가는 금나라(훗날 청)와 대치하고 있는 명 사신 앞에 여전히 상국 대우를 하며 굽신거린다.

난향과 돌림자로 '난아'라는 이름을 얻게 된 난아. 명나라 사신의 요청에 공녀로 가게 된 난아 나이 열 살. 난아를 포함한 여섯 명의 소녀가 먼길을 걸어 국경을 통과하여 명나라로 향한다.

명나라 환관 서열 이인자인 양부를 둔 난아는 몸종 동동을 거느린다. 명·청 교체기. 난아는 그 경계에서 한 왕국이 스러지고 다시 일어서는 것을 생생하게 체험한다.

유시연은 강원 정선 출생으로 동국대문예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2003년 계간 <동서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했다. 소설집으로 <알래스카에는 눈이 내리지 않는다>, <오후 4시의 기억>, 장편소설 <부용꽃 여름>, <바우덕이전>이 있다. 인천문화재단 창작기금(2008년)을 받았고 제1회 '아리랑문학상'을 수상했다.

/김진국기자 freebird@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