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군구 특별사업(9) 동구 주거·상업 환경개선
   
▲ 지난 2일 동구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에서 보금자리주택 준공식에서 송영길 인천시장과 조택상 동구청장 등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만석·화수부두 '생활형 어시장' 재탄생


괭이부리마을 사업 원주민 재정착 기대


희망키움터 등 현지개량 기반시설 확충



개항 이후 인천 경제의 중심지로 주목을 받아 왔던 동구는 1980년대 이후 신도시 개발전략으로 침체기를 겪었다.

쇠락하는 지역 경제와 함께 노후 주택이 밀집한 주변 환경은 동구를 '열악한 곳'으로 바꿔놓았다.

하지만 다른 도시들의 성장 속에서 그들의 발전을 지켜보기만 했던 동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우리는 소외된 국민입니다'라며 불만을 터뜨리던 구민들의 얼굴도 밝아지고 있다. 그 중심엔 주민과 소통하려는 조택상 구청장의 신념이 크게 작용했다. "어떤 사업이든 주민 설명회가 가장 먼저입니다.

계획은 공무원들이 잡는다고 해도 주민 의견을 반드시 수렴해 분쟁을 줄일 수 있어야 합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발전은 그 결과를 더 값지게 만듭니다." 조 구청장의 말에서 동구 발전에 대한 굳은 의지가 엿보인다.
 

   
▲ 활형 어시장으로 거듭난 화수부두에 평일 300여명, 주말 1000여명의 이용객이 찾고 있다. /사진제공=동구



▲생활형 어시장 화수부두 활성화 사업

만석부두와 화수부두는 1950~60년대 인천의 중심 항구였다. 수도권을 통틀어 몇 안 되는 어항 기능을 갖고 있던 항구였다.

싱싱한 수산물이 가득한 것은 물론 특히 '새우젓'으로 유명세를 떨치며 수많은 사람이 찾던 곳이다.
하지만 1970년대 말 연안부두 매립공사와 주변으로 대형 공장들이 들어서며 인적마저 끊긴 황폐한 포구의 길을 걸었다.

조택상 구청장 얘기를 들어보자.

"부두에서 풍요롭게 살던 이들이 한 순간 산업화에 설자리를 잃었습니다. 안타까웠지요. 옛날의 명성을 찾을 수는 없으나 '화수부두'라는 명칭이 가진 역사적 가치를 반드시 되살리고 싶어 '생활형 어시장'을 계획했습니다."

이렇듯 부두의 옛 명성을 되찾아가는 과정이자 고립된 주민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화수부두 어시장' 조성 사업이 추진됐다.

그래서 동구는 인천지방해양항만청에서 지난 2011년 11월 만석부두와 화수부두 일대에 대해 어항구로 지정을 받은 이후, 79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수산물 유통물류센터, 화수부두 진입도로, 공영주차장 등을 조성했다.

아울러 수산물 직매장도 만들어 어민들 스스로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동구 해양수산팀 고광준 팀장은 "무엇보다 접근성이 좋고, 지역 어민들이 직접 잡아 올린 싱싱한 수산물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이 매력을 느끼고 찾고 있다"며 "앞으로 주민 편의시설과 주택가 소방도로 등을 더 만들 예정이다"고 말했다.

실제 2012년 이후 화수부두엔 낚시·식당 이용객을 제외하고 순수 수산물 직매장 이용객만 평일 300여명, 주말 1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제1회 수산물 한마당 축제'를 여는 등 옛 명성을 되찾아 가고 있다.

조택상 구청장은 "'버스도 없고, 사람도 없고, 일자리도 없다'며 불만을 터뜨리던 주민들이 '누구도 나서주지 않던 일을 해서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지역의 명실상부한 관광지로 발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동구 만석동공동작업장 희망키움터 준공식에 참석한 송영길 인천시장과 조택상 동구청장 등 관계자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원주민 재정착 주거환경개선 사업

만석동 괭이부리마을 주변 환경개선사업은 동구의 주요한 현안이자 시에서도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사업이다.

전면철거가 아닌 임대주택 건설과 기반시설의 현지개량을 통해 원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시에 주민들의 주체적인 경제활동을 지원할 방침이다. 하지만 시작할 때만 해도 그동안 말만 무성할 뿐 추진되지 않았던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의구심은 컸다.

조택상 구청장은 "사실 2011년 정부에서 주관하는 사업 공모가 있었는데, 시에서 도와주기로 약속하며 예산을 마련해줬기에 힘을 얻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다"며 "구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 구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아직 사업이 1단계에 그치고 있으나 실제 사업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주민들이 많은 응원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동구는 지난 2011년 6월 첫 계획안이 수립된 이후 총 사업비 175억원(임대주택 110억원, 기반시설 50억원, 공동작업장 15억원)을 들여 현재 총 98세대의 지하1층·지상4층 규모의 보금자리주택, 공동작업장 '희망키움터', 인근 도로포장 등을 완성한 상태다.

현재 보금자리주택에는 기초생활수급자 20세대, 장애인 17세대, 철거주민 8세대 등 45세대가 계약을 완료해 입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구는 오는 2014년까지 기반시설 조성을 모두 완료할 계획이다.

구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2014년까지 공원(괭이부리소공원·만석소공원)과 주차장, 공동창고 등 기반시설 완공이 가능하다"며 "그 이후로는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경제 생활을 하고 주거지를 개량할 수 있도록 구가 직접 나서 수리비를 지원하고 후원업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노기태기자 gitae74@itimes.co.kr

 

 



 

   
 

인터뷰 / 조택상 동구청장

"머무르고 싶은 마을 조성주민 소통·신뢰 쌓을 것"

"인천시에서 행복지수만큼은 동구가 1등이라고 자부합니다."

'밝은 도시, 행복한 나눔, 변화하는 동구'를 이끌고 있는 조택상(사진) 동구청장은 누구보다 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조 구청장은 "작은 것이라도 서로 나누려 하고 순수하고 정이 살아 있는 도시가 바로 동구이다"며 "무엇보다 주민들과 함께 동구만이 가진 매력을 살려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의미에서 그가 기대하고 있는 사업은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에 보금자리 주택을 보급하고 주민들의 안정된 경제생활을 이끌어내는 일이다. 그는 그동안 실질적인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불신으로 가득했던 주민들을 직접 설득했다.

"예전부터 개발이 이뤄진다는 말만 무성해 주민들의 실망감과 불신이 큰 상태였죠. 하지만 꾸준한 설득을 통해 이제는 서로 말도 잘 통하고, 잘 믿어줍니다. 이 사업을 통해 주민과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조 구청장이 사업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주민들의 '주체적' 삶을 유도하려는 점이다.

"사실 그동안 괭이부리마을은 마치 무슨 방송 '세트장'처럼 사용됐었습니다. 홍보를 위해 지원하는 모습이나, 연탄·쌀·라면 등 때가 되면 나눠주는 데 주민들이 익숙해지는 모습도 안타까웠습니다.

아직은 1단계 사업에 그치고 있지만 무조건적인 개발보다는 이 마을의 분위기를 살리고, 앞으로 그들에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싶습니다."

총 사업비 175억원가량을 투입해 진행 중인 이 사업은 이미 보금자리 주택을 준공했다. 지역 주민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동작업장(희망키움터) 등도 운영할 계획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합니다. 주민들이 떠나지 않고 살 수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 겸손한 자세로 주민들과 '신뢰'를 쌓아나가고 싶습니다."

/노기태기자 gitae74@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