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대입전형 전략
   
▲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하기 위한 고 1·2학년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지난 14일 오전 안국동 풍문여자고등학교에서 2학년 학생들이 1교시 시험 문제를 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 전형안, 정시 수능100%·수시 학생부 위주

교육부 개선안 반영 … 상위권 주요대학 동참할 듯

정시 합격선 예측불가 … 일부 '성적줄세우기' 비판



첫 선택형 수능도입과 난이도 상승으로 수험생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2015학년도 대입전형 전략에서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입시요강 제출 마감일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서울대가 '2015학년도 신입생 입학전형안'을 심의해 확정 발표하면서 내년도 입시전략의 지각변동을 예고된 것.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주요 대학들은 2015학년도 입시에서 수시모집의 논술전형 선발인원을 축소, 학생부 비중은 높이고 우선선발을 폐지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정시는 수능 위주, 수시는 학생부 중심이 된 것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2015 ~2016 대입확정안'을 토대로 2015학년도 대입을 미리 들여다봤다.



▲혼돈의 2014 입시전형
올해 2014학년도 대입 전형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첫 수준별 수능 도입과 난이도 상승으로 인해 학부모와 수험생들은 대입 전형 전략을 어떻게 해야 할 지 혼란을 겪고 있다. 어려웠던 수능과 수준별 수능 도입으로 인해 대입 정시전형 커트라인이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안감은 결국 올해 대입 수시모집 2차 전형 지원자가 크게 늘어나는 결과로 나타났다.

기존 수능 결과를 참고할 수 없는 데다 대학별 등급 커트라인도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불확실한 정시전형보다 수시 2차 전형을 준비하려는 수험생들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수도권 37개 대학 지원자 수는 13만5075명으로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수준별 수능 논란으로 수시 한달 전까지도 구체적인 전형요강이 나오지 않는 등 최악의 입시를 치러야만 했지만 불확실한 정시 전형보다 기준이 다소 정해져있는 수시모집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논술학원들도 수능 시험이 끝난 지난 8일부터 몰려드는 수험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대부분의 논술 강의는 접수 시작과 동시에 마감되는 등 수시모집으로 몰린 학생들의 심리를 반영했다.



▲2015학년도 대입은
올해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혼란스런 대입 전형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지만 2015학년도 대입 전략에 비하면 상황이 나은편이다.

지난 14일 발표된 2015학년도 서울대 전형안의 골자는 정시는 수능 100% 반영, 수시는 학생부 위주 전형으로 바뀌는 것. 교육부의 2015학년도 대입 개선안을 충실히 반영한 셈이다.

서울대의 이번 발표로 상위권 대학들을 비롯한 주요 대학들이 논술을 축소하고 학생부 중심으로 학생 선발 방식을 바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까지 수시전형에서 논술을 유지한 26개 대학들은 당장 내년도 입학 전형에서 논술 전형 선발인원을 줄이고 입학사정관 전형과 학생부 위주 전형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인하대와 건국대, 상명대, 중앙대 등은 2015학년도 수시부터 논술 전형인원을 감축하기로 하고 다른 대학들 역시 선발인원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대는 수시전형에서 논술시험을 완전 폐지하는 쪽으로 변모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각 대학들은 서울대의 입시전형 발표로 경쟁 대학 발표안과 눈치게임을 벌이면서 지난 15일로 예정된 2015학년도 대학입시 전형 발표도 시일을 제대로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올 수능 다음날 한 논술학원 앞에서 수강신청을 위해 줄지어 선 학부모와 수험생들. /연합뉴스



▲'정시=수능' 등식을 노골화한 내년 대입
서울대가 2015학년도 대입 정시전형에서 '정시=수능' 등식을 노골화하면서 대입 교육 정책이 다시 성적 줄세우기로 회귀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정시에서 수능 비중이 100%가 될 경우 사실상 특목고생들과 자율형 사립고 등 일부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전형이 바뀌었다는 지적이다.

예비 수험생들인 고2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일관되지 않는 대입 전형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수능 100%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과거 수능 의존도가 높았던 폐해를 그대로 가져온다는 불만이다.

일반고에 재학 중인 이모(17) 군은 "외고·과학고 학생들만 신난 것 같다. 논술과 면접을 폐지하고 수능 위주로만 뽑는다면 점수높은 학생들만 뽑겠다는 말 아니냐"는 말로 불만을 터뜨렸다.

일선학교 현장에서는 이번 서울대의 발표로 정시=수능이라는 등식이 다른 대학들에게도 퍼져나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창의적 체험학습과 특기적성 교육을 강조해 오던 대입전형들이 갑자기 다시 성적 줄세우기 교육정책으로 돌아서면 학교 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서울대가 정시와 수능에 다시 힘을 실으면서 특목·자사고, 재수생 입지가 커지고, 일반고 학생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는 등 혼란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시 합격선 예측도 어려워진다.

전문가들은 "2015학년도 입시에서 정시 합격선 예측이 더욱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2014학년도 대입 정시전형과 같이 기존 대입 정시 전형의 커트라인을 전혀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수시 최저등급반영 변경으로 정시 인원 큰 폭증가 전망
이번 2015학년도 대입 개편안에서는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설정 시 '등급'만을 활용하도록 했다.

그동안 우수 학생의 선발 장치로 활용됐던 수능 최저기준이 완화되면서 대학들의 모집시기별 선발인원과 전형방법의 변화는 수시선발 인원의 축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학들이 수시 일반전형의 선발인원 상당수를 정시전형으로 이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완화된 수능 최저학력과 학생부 성적으로는 우수학생을 선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수도권 주요 18개 대학(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과학기술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아주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 등)의 2014학년도 수시 대 정시 선발 비율은 66대33 정도였지만 이 비율은 2015학년도 대입에서는 수시 인원이 전체 모집 인원의 최대 40%까지 축소 조정돼 수시모집 인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전 대입 커트라인으로 합격가능성을 예견할 수 없게 됨에 따라 2015학년도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우선 수능 중심으로 대비하면서, 수시모집에 지원할 경우 논술과 학생부 내신 성적 관리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우기자 theexodu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