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2조3436억 중 국세 1조4400억·지방세 9036억 추산


송도국제도시 개발사업으로 발생한 세금을 대부분 정부가 가져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천시는 투자 예산과 향후 거둘 세금이 비슷한 규모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는 투자 대비 5배에 달하는 세금을 거둬 갈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인천발전연구원이 발간한 '지방자치단체 개발사업의 세수증대효과 분석 : 인천 송도지구를 사례로' 보고서에 따르면 송도국제도시 개발 비용은 사업 시작부터 지난해까지 13조4036억원이다.

이 가운데 정부는 7988억원을 냈고, 시는 3조2434억원을 투자했다. 나머지 9조3614억원은 민간 자본이 투자됐다.

시는 정부보다 4배 많은 금액을 투자했지만 정부는 시보다 세금을 더 많이 거둬간 것으로 나타났다.

송도에서 발생한 세금 2조3436억원 중 정부 수입인 국세는 전체 세금의 61.44%인 1조4400억원, 시와 각 구가 가져간 지방세는 각각 7559억원, 1476억원 등 전체의 38.56%인 9036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투자 대비 회수 비율로 따지면 시는 27.86%, 정부는 180.27%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투자한 정부가 세수 증가 효과를 엄청나게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차이는 앞으로도 점점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초기부터 송도국제도시가 완성되는 시기인 2020년까지 정부는 9820억원, 시는 3조5460억원을 투자한다.

정부는 이 기간 동안 최소 5조3414억원에서 최대 6조5538억원을 세금으로 거둬 간다.

반면, 시와 각 구는 최소 3조6104억원에서 최대 4조4525억원을 걷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대비 회수 비율은 정부 543.93~667.39%, 시와 각 구 101.82~125.56%이다.

시와 각 구가 간신히 본전을 되찾는 동안 정부는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렸다.

인발연은 이 같은 현상이 정부와 시의 재원 분담과 세수가 불공평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개발사업에 적게 투자하면서 과도한 세금을 가져가는 반면, 시는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도 적은 세금을 가져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세수 구조는 불공평하게 짜여져 있다.

정부는 전체 세금의 80%를 가져가면서 전체 세출의 60%를 쓰고 있으나 지자체는 전체 세금의 20%를 거둬가는 데도 세출의 40%를 쓰고 있다.

인발연은 보고서를 통해 "송도국제도시 개발 재원을 정부와 시가 불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사업을 끌고 가야 하며 불균형한 조세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진영기자 erhist@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