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CS 3차전 선발등판
7이닝 무실점 완벽투구
팀 연패탈출 선봉 역할
한국인 PS 첫 승 수확
   
▲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 선발등판한 류현진이 7회초 상대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현진(26·LA 다저스)이 미국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눈부신 호투를 펼치고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올렸다.

류현진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 4승제) 3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삼진 4개를 곁들이며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꽁꽁 묶은 류현진은 팀이 2대 0으로 앞선 8회 승리투수 요건을 안고 브라이언 윌슨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윌슨에 이어 9회 등판한 마무리 켄리 얀선이 무실점으로 3대 0, 영봉승을 합작하면서 류현진은 한국인 빅리거로는 포스트시즌에서 기념비적인 첫 승리이자 첫 선발승을 수확했다.

지난 7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3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맞고 기록되지 않은 실책 2개를 저질러 4실점한 뒤 조기 강판한 류현진은 8일 만에 다시 출격한 포스트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위력적인 투구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했다.

잭 그레인키, 클레이턴 커쇼를 내고도 원정에서 타선 침묵 탓에 2패를 당한 다저스는 류현진의 혼신 역투를 발판 삼아 1승을 거두고 반격의 신호탄을 쐈다.

양팀의 4차전은 16일 오전 9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류현진은 어느 때보다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고 상대 타선을 완벽에 가깝게 봉쇄했다.

이날 성패를 가를 조건으로 직구 제구를 꼽은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의 예상을 의식한 듯 류현진은 직구를 최대한 낮게 던지려고 노력했다.

최고구속이 시속 153㎞(95마일)까지 찍히는 등 볼 끝의 움직임도 좋았다.

스트라이크 존을 폭넓게 활용해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세 가지 변화구를 능수능란하게 뿌리고 카디널스 타자들의 눈을 현혹했다.

그 결과 4회까지 노히트 행진을 벌이며 손쉽게 상대 타선을 돌려세웠다.

지난 8월9일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7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1실점(비자책점)으로 승리를 따낸 좋은 기억 덕분인지 자신감이 충만해 보였다.

평소보다 커브 구사 빈도를 높인 류현진은 이날 108개를 던져 69개를 스트라이크로 꽂았다.

오른손 타자 바깥에 떨어지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주효했다.

1회 카를로스 벨트란을 볼넷으로 내보낸 류현진은 맷 할러데이와 야디에르 몰리나를 각각 우익수 뜬공, 삼진으로 잡아내고 이닝을 마쳤다.

벨트란에게 볼넷을 내준 뒤 4회까지 삼진 3개를 솎아내며 11타자를 연속 범타로 요리한 류현진은 2대 0으로 앞선 5회 선두 데이비드 프리즈에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첫 안타를 맞았다.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가 전력 질주해 슬라이딩으로 걷어내려 했으나 미치지 못했다.

류현진은 곧바로 맷 애덤스에게 날카로운 우전 안타를 내주고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행운이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밀어친 존 제이의 타구가 우익수 뜬공으로 잡힌 사이 3루까지 거의 간 2루 대주자 대니얼 데스칼소가 어이없게 횡사하면서 순식간에 아웃카운트가 2개로 늘었다.

주자를 1루에 묶은 류현진은 피트 코즈마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5회를 삼자 범퇴로 잘 넘어간 류현진은 초반 전력투구로 구속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7회 1사 후 몰리나에게 중견수 앞에 빗맞은 안타를 허용했다.

데스칼소의 1루 땅볼 때 선행 주자를 2루에서 잡은 류현진은 이날 가장 잘 맞은 타구를 날린 좌타자 애덤스를 맞아 볼 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높은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낚고 기립 박수 속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