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 신용등급 충족되자 문체부'1단계 투자 1조 이상'요구
宋시장"정부 과도한 개입"… 신학용 의원"내가 알아서"자신

인천시가 영종도 카지노 설립에 대한 정부 승인을 놓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힘겨운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문체부가 한차례 불허한 이유를 충족시켜 재도전하려 했지만, 이번엔 다른 꼬투리를 잡혔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문체부가 카지노 설립사인 리포&시저스의 1단계 투자 금액을 1조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영종 카지노의 시행사인 리포&시저스는 총투자 금액 2조2000억원 중 1단계로 6700억원을 투입하기로 사업 계획을 세웠다.

나머지는 2단계 사업비로 쓴다.

이 1단계 금액은 현행 규정보다도 웃도는 사업비다.

규정은 카지노 사업 승인 조건으로 우선 투자 금액을 최소 5억달러로 설정해 놓고 있다.

리포&시저스는 이 기준 보다 약 1000억원 웃도는 셈이다.

하지만 문체부가 이보다 약 2배 높은 1조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시는 문체부의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을 뿐 더러 카지노 승인을 어렵게 하려는 트집잡기라고 비판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3일 인천아시안게임 서구 주경기장 공사 현장에서 열린 민주당-인천시 예산·정책 협의회에서 "정부가 과도한 개입을 하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의 외국자본 투자유치 활성화 정책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투자금액 상향 요구는 문체부가 지난 6월 영종도 카지노에 대해 한차례 불허 결정을 하면서 들었던 이유 이외에 새로운 조건을 내세우는 셈이라 일이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문체부는 리포&시저스사의 신용등급을 문제 삼으며 불허했는데,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카지노 재신청을 위해 이 회사의 등급을 BBB등급으로 조정했다.

인천시 입장에선 문제될 게 없는 상황에 새로운 복병을 만난 꼴이다.

민주당 인천 국회의원들도 문체부의 불합리성에 동의했다.

신학용 국회 소속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BBB등급을 맞췄다면 무조건 (문체부에)재신청하라"며 "내가 다 알아서 할 것이고 문체부가 부당한 이유를 다시 제기한다면 박살내겠다"고 장담했다.

/장지혜기자 jjh@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