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
   
 


평생교육 참여율 30% 불과

북유럽 복지국가 절반 수준

2008년 평생교육원 설립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최운실(57) 원장을 만났다. 평생교육을 화두로 젊음을 바쳤고, 이제 국민의 '등대'가 돼 평생교육의 길라잡이를 자처했다.

3년 전부터 국가평생교육진흥원(www.nile.or.kr)을 이끌며 '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를 국민에게 전파하고 있다. 자유공원에 올라 인천 앞바다를 보며 세상을 향해 꿈을 키웠던 최 원장, 서슴없이 "평생교육 현장에서 죽고 싶다"는 희망을 전했다.


논어 첫 구절은 '學而時習之 不亦說乎(학이시습지불역열호),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이다. 공자 스스로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자 행복을 '배움'이었다고 말하며 '평생교육'을 실천했다.

국가마다 '교육'을 강조하며, 배움의 실천을 국가 경쟁력으로 인식하고 있다. 북유럽 국가 대부분이 평생교육을 국가 중요 정책으로 세웠고, 국민 모두가 일생의 동반자로 배움을 실천하고 있다.

국가 경쟁력이 자꾸만 위축되는 남유럽은 더딘 평생교육이 화근이었단 분석을 내놨다. 이는 '평생교육 참여율'이 70%를 넘긴 북유럽과 10%대에 머문 남유럽의 수치만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현재 30%를 갓 넘긴 한국의 평생교육 참여율이 북유럽과 남유럽의 딱 중간에 놓여 있다.



"공자 강조한 평생교육은

놀자·웃자·하자·배우자

국민 누구나 쉽게 접근"


한국도 뒤늦게 평생교육을 국가 발전의 한 축으로 삼았다. 2008년 평생교육법을 근거로 국가평생교육원이 설립돼 5000만 국민의 평생교육을 맡고 있다.

그 중심에 최운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이 서 있다.


가까운 듯, 멀게만 느껴지는 평생교육에 대해 최 원장은 한 시간 넘는 시간을 거침없이 뱉어 냈다.


지난 7월30일 서울 서초동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만난 최 원장은 평생교육 전도사답게 "공자가 강조한 평생교육은 놀자, 웃자, 하자, 배우자로 인식하면 국민 모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금은 낯설고 생소한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기능과 역할을 물었다.

최 원장은 "이 곳은 대한민국 평생교육의 큰바위 얼굴, 100세 시대 100% 국민행복학습을 기치로 150여 명의 석·박사급 평생교육 전문가들이 모여 혼신을 기울여 일하는 국가 평생교육의 총 본산"이라며 "2008년 개원한 6년차 신생기관이지만 출범 당시 한국교육개발원 평생교육센터와 학점은행본부, 방송대 독학학위 검정기구 업무가 통합 이관된 기구인 만큼 그 뿌리는 이미 수 십년으로 거슬러 오른다"고 말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7대 행복은 '평생교육의 뿌리, 동행, 창조, 도움, 모음, 내일, 성장'이다. 이 곳은 공식적으로 평생교육법에 따라 설립된 교육부 산하 국책공공기관이자 정부출연기관이다.

100세 시대, 인생 삼모작을 강조하지만 '뭘 할지 망설여진다'. 이를 "끝이 없는 평생학습만이 알찬 인생 후반전을 맞이 할 수 있다"며 최 원장의 학이시습론이 빛을 내기 시작했다.

최 원장은 "100세 시대는 상당히 긴 인생 후반전을 맞게 된다"며 "학습하면 건강해지고 행복해진다는 명제가 있고, 이는 최근 많은 논문과 연구들이 입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기뻐서 참여하는 배움은 그 자체가 축복으로, 학습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은 학습을 통해 행복감을 만끽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인구가 자꾸 줄어드니까 대학도 어차피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다 문을 닫는 게 아니라 정말 그 지역에 필요한 평생교육으로 갈 수 있다"며 "그래서 이런 것과 다 연계해서 한번 연구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발언했다.

국가 또한 인생 삼모작을 염두해 국정과제의 한 축으로 삼겠단 입장이다.

최 원장의 평생교육론이 더욱 힘을 받았다.

최 원장은 "'학습하면 행복해집니다'를 주제로 매월 행복학습콘서트를 여는 데 이는 평생교육이 행복을 줄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행복학습콘서트가 곧 평생학습이 우리 국민의 삶과 사회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 디딤돌인지를 알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또 "뜨겁게 간절히 배움을 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충분히 행복할 자격'을 갖춘 사람이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학습하는 사람은 분명 행복할 것입니다. 그들은 그 학습의 길에서 행복을 키우는 삶의 지혜와 마주칠 수밖에 없으니까요"라며 인천 시민에게 평생 학습을 통해 행복하길 빌었다.



진흥원 외·내적 성장 일궈

국가 교육기관 중추반열에

"친근한 조직운영 힘쓸 것"



그렇담 평생학습은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인천시는 지난 5월 인천평생학습진흥원의 문을 열고 '인천 시민행복을 위한 평생교육진흥의 컨트롤타워'를 목표로 다모아 평생교육정보망 구축, 인천 평생학습 행복 토크콘서트, 제1회 인천평생학습 박람회 등을 준비 중이다.

국가평생학습진흥원은 전국 11곳에 세워진 각 진흥원을 총괄하며 '성인 문해교육, 인문교양 교육, 학력보완 교육, 문화·예술 교육, 작업능력 개발 교육, 시민참여 교육' 등 6개 범주에 걸쳐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잊었던 배움에 관심 있다면 '대학 평생교육활성화 지원사업'과 '평생학습계좌제' 등을 통해 실천할 수 있다.

2030세대를 위한 선 취업 후 진학 평생학습 시스템 구축, 4050 조기은퇴 베이비부머들을 위한 인생 이모작, 삼조가 재설계교육, 6080세대 노인들의 사회참여와 그들의 끝나지 않는 열정을 담아낼 아름다운 마무리 생애학습, 이들 어르신들을 위한 소소한 일자리 연계 학습사업 등이 '배움의 기쁨'에 목마른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최 원장 취임 후 외·내형적 발전을 거듭하며 국가 교육기관의 중추 반열에 올랐다.
최 원장은 현재의 기관 명칭으로 개정하고, 독립 청사로 외형적 성장을 일궜다.

인력 증원을 통해 평생 교육의 학문적 바탕을 일궜고, 국민들에게 한 발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친근한 조직 운영에 힘을 쏟고 있다.

국가평생진흥원은 비록 후발주자지만 향후 '글로벌 평생교육의 리더'로 우뚝설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유네스코와 진흥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세계평생학습도시포럼'에서 한국의 학습도시 모델을 보고 국내외 저명 학자들이 놀라움을 나타냈고, 아프리카와 남미 대륙에서는 요즘 '한국 배우기'가 열렬하다. 이 중 한국의 교육, 평생교육에 대한 벤치마킹 엘기는 뜨거다.

최 원장은 "여러 차례 아프리카와 남미 국가를 찾을 때마다 한국의 평생교육을 배우겠다는 열기와 함성을 듣는다"며 "정부 3.0시대에 걸맞은 일종의 교육외교 성공사례가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앞으로 진흥원은 평생교육법이 정한 6대 영역 9대 기능을 국민 가까이에게 제대로 수행할 계획이다. 최대 핵심사업인 학점은행제와 대학평생교육활성화사업, 학습도시사업들을 통해 한국 평생교육만의 특화 모델을 발굴해 발전 시킬 방침이다.

인천이 벌이는 '평생학습'에 대한 높은 관심과 기대를 보였다.

'2013년 지역교육 활성화 지원 공모사업'에서 최우수 사업장으로 선정된 인천평생교육진흥원을 성장의 예로 들었다.

인천평생교육진흥원은 평생교육 실천역량 강화 사업과 인천 다모아 평생교육 정보망 구축 사업이 국가로부터 최우수 사업으로 선정돼 국비 5억3400만원을 받았다.

전국 118개 학습도시 협의체 회장을 맡고 있는 박우섭 남구청장의 사례 또한 인천의 '배움'에 대한 열정을 대변하는 것이라 일컬었다.

"저조한 인천의 평생학습 참여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주영·장지혜기자 leejy96@itimes.co.kr



 

   
 


인천서 자라며 꿈 키운 그녀 … 어느날 평생교육 빛처럼 다가와

직장생활 중 다시 '배움' … 지금도 제자와 토론


꿈 많던 소녀 최운실은 시간 날때면 자유공원에 올랐다. 초등학교 선생님이셨던 어머니를 따라 인천에 왔고, 그 후 인천이 그녀의 뿌리가 됐다. 학창시절을 인천에서 보냈고, 대학 졸업 후 최근까지 인천이 그녀 삶의 터전이었다.

지금도 시간 날 때마다 월미도를 찾고, 약속 장소로 송도를 적극 추천한다. 학창시절, 화평동 냉면과 신포시장에서 먹던 쫄면 얘기를 할 때 그녀의 입가에는 '추억'을 품은 미소가 번졌다.

우수한 실력으로 대학을 조기졸업 했지만, 아직 그녀의 꿈은 날개조차 펴지 못했다. 직장생활을 했지만 목마름을 느꼈던 그녀, '평생 교육'이 빛처럼 다가왔다.

다시 대학을 찾아 '배움'을 시작했다. 당시 한국의 페시탈로찌라 불리는 황종건 교수의 '평생교육론'이 씨앗이 됐다.

이 후 한국교육개발원에서 16년 넘게 평생교육분야의 산파 역할을 하다 대학으로 자리를 옮겨 후진 양성에 힘을 쏟았다. 요즘도 토요일마다 대학을 찾아 후배·제자들과 한 자리에서 평생교육을 토론하는 걸 실천하고 있다.

그녀는 2008년 동양인 최초의 여성이자 최연소 학자로 세계 평생학습 명예의 전당에 헌정됐고 메달을 수상했다.

2010년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을 맡으며 독립된 청사를 마련했고,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한 것도 그녀였다. 진흥원의 문을 열면 처음 접하게 되는 '배우고 때로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란 문구는 배움에 대한 행복을 강조하는 최운실 원장의 인생 철학이 그대로 녹아 있다.

/이주영·장지혜기자 leejy96@itimes.co.kr



최운실 원장은.

- 인천 축현초등학교, 인천여중, 인일여고
- 이화여자대학교 교육학과 학사, 석사, 박사
주요경력
-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원장(2010.11~현재)
- 교육부 국가자격심의위원회 위원
(2012. 5~현재)
- 국무총리실 세종특별시지원위원회 위원
(2013. 4~현재)
- 유네스코 평생교육기구(UIL) 집행이사회 이사
- 아주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1997. 4~2010.11)
- ㈔한국평생교육학회 제24대 회장(2006~08)
- 대통령자문교육혁신위원회 위원(2006~08)
- 국무총리실 정책평가위원(2000~05)
- 교육인적자원부 정책평가위원회 위원장
(2006~07)
- 한국교육개발원 정책연구본부 연구위원
(1981.2~97.4)
수상내역
- 대한민국 국민훈장 동백장(2005)
- 세계 평생학습 명예의 전당 헌정 및 메달(2010)
- 교육부장관 연구개발상(1993)
저서·논문
- 평생교육경영론·평생교육프로그램개발(2009)
- 평생교육행정 및 정책(2000)
- 한국의 평생교육(1990)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