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계의 거장' 김종학(62) PD의 죽음 뒤에는 한국의 열악한 드라마 제작 현실이 놓여 있다.

숱한 히트작을 내놓은 '스타 PD'였던 김종학 PD도 자금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점은 이런 실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제작사를 설립해 제작과 연출을 겸하게 되면서 자금 문제와 관련한 송사에 종종 휘말렸다.

작년 방송된 SBS드라마 '신의'는 그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4년 넘게 공들인 작품이었지만 시청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 PD는 방송 후 출연료 미지급으로 피소돼 경찰 조사까지 받는 처지가 됐다.

23일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하 한연노)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지급된 '신의'의 출연료는 6억4천만 원에 달한다. 출연료 미지급 사태의 배경에는 외주제작의 구조적 문제가 깔려있다.

현재 지상파 미니시리즈의 편당 제작비는 3억 원에 달하지만 방송사가 지급하는 제작비는 절반 수준이다.

나머지 제작비 절반을 협찬과 해외 판매 등으로 조달해야 하지만 이것 역시 쉽지 않다. 시청률을 올리지 못하면 협찬과 해외 판매가 부진하면서 제작비 조달 또한 어려워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