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한국인 빅리거의 활약을 흥미롭게 지켜보는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기다리던 '꿈의 대결'이 성사됐다.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과 추신수(31·신시내티 레즈)의 첫 맞대결이다.

다저스와 신시내티는 26~29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4연전을 벌인다.

다저스가 26~27일 선발로 각각 잭 그레인키와 클레이튼 커쇼를 예고한 가운데류 현진은 28일 등판이 유력시된다.

이날 팬들은 메이저리그에서 정상급의 '창과 방패'로 자리잡은 두 선수의 승부를 감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처음 빅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류현진은 19경기에서 8승3패와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하며 다저스 부동의 3선발로 뿌리를 내렸다.

특히 갓 데뷔한 신인이면서도 경기에 나설 때마다 5이닝 이상을 책임지고 대량 실점도 하지 않는 꾸준함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연착륙했다.

7년간의 클리블랜드 생활을 정리하고 신시내티 유니폼을 입은 추신수도 팀의 주전 중견수이자 공격 첨병으로서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타자인 탓에 오르락내리락하는 타격 사이클에 따라 평가에도 다소 부침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추신수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외야수로 자리잡은 것은 확실해 보인다.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선수가 투·타 맞대결을 벌인 것은 이번이 14번째다.

지난 2004년 4월14일 최희섭(현 KIA)과 김선우(현 두산)의 만남이 첫 번째였고 2010년 7월30일 추신수와 박찬호(은퇴)가 맞붙은 것이 마지막이었다.

공교롭게도 류현진과 추신수는 약점까지 서로 얽혀 있어 더욱 흥미를 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오른손 타자(피안타율 2할3푼8리)보다 왼손 타자(2할9푼4리)에게 더 약한 모습을 보였다.

추신수는 오른손 투수(상대타율 3할4푼4리)에게는 저승사자처럼 무서웠지만 왼손 투수(상대타율 1할7푼9리)를 상대할 때면 고양이 앞의 쥐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원정경기보다는 홈경기에서 훨씬 강한 모습을 보여온 만큼 굳이 외부 요인까지 따진다면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류현진이 조금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날 다저스타디움을 메운 팬들이 류현진만 일방적으로 응원할 것 같지는 않다.

자랑스러운 한국인 두 명 모두에게 한인 응원단은 고른 박수와 함성을 보낼 것이다.

결국 누군가의 승리로 승부는 끝나겠지만, 우산장수와 짚신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의 이야기처럼 결과가 어찌됐든 응원단은 뿌듯한 기쁨을 안고 귀가하게 될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