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소통·참여로 지속가능 발전 이룰 것"
   
▲ 조택상 동구청장은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취임 당시 초심을 잃지 않고 남은 1년도 현장을 돌아보면서 주민들과 소통하는 구청장이 되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사진제공=동구청


우범지역 송림지하보도 생태·휴식공간 탈바꿈

화수부두 수산물 축제로 관광명소 재도약 도모

괭이부리마을 쪽방촌 주거환경개선 사업 추진



옛 인천을 대표했던 중심지 동구.

하지만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동구는 대표적인 인천의 원도심 지역이다.

지난 1980년대 인천의 신도시 위주 개발전략에 밀려 도시기능이 쇠퇴했고 이와 함께 지역경제도 쇠락했다.

인천에서 가장 노령인구가 많은 지역 진보구청장으로 꼽히는 조택상 구청장 취임 3년이 지난 현재, 동구는 대규모 재개발사업은 아니지만 주민 스스로 마을을 가꾸는 마을 만들기 사업과 해양친수공간 조성 등 다양한 변화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조 구청장은 "취임 당시 초심을 잃지 않고 남은 1년도 현장을 돌아보면서 주민들과 소통하는 구청장이 되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대표적 원도심, 전 세계의 주목을 받다

조 구청장은 발로 뛰는 현장 중심 행정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이 10년 넘게 방치돼 왔던 송림지하보도를 전 세계가 주목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지난 1988년 지하상가로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지만 지역경제가 위축되면서 13년째 방치돼 왔다.

한 해 관리비로 사용되는 돈만 1억3000만원이 들어갔다.

조 구청장은 직원들과 함께 수차례 현장을 방문해 방치돼 우범지역으로 전락한 공간에 대한 활용방안을 고민했다.

그는 공모과정에서 채택한 '식물원'을 살짝 비틀어 '채소농장'을 시작하겠다고 인천시에 제안했다.

관리비로 1년에 1억3000만원씩 지출하면서 우범지대를 방치하는 것보다 사업비를 들여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13억원의 시비를 요구했다.

하지만 일부 시의원들과 구의회로부터 '터무니없는 사업'이라는 비난에 13억원이던 사업비는 8억원으로 40% 가까이 줄었다.

조 구청장은 "인천시에서 채소농장을 제외하고 사업을 추진하라고 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며 "핵심콘텐츠를 제외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고 회상했다.

그는 지하보도 전체를 채소농장으로 만들려던 구상은 예산을 줄여 일부 공간으로 한정해 사업을 추진했다.

지하보도에 LED 조명을 이용한 채소 재배 식물공장인 '동이네다랑채'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남은 공간은 북카페와 전시·공연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우범지대가 생태·문화·휴식 공간인 '송림아뜨렛길'로 새롭게 태어났지만 지역언론과 국내언론의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일본의 원전사고 이후 NHK방송의 취재로 지하 채소농장은 미래지향적인 식량재배대안으로 주목을 받았다. NHK보도 이후 CNN 월드뉴스 등 전 세계가 동구를 주목했다.

그동안 관심을 갖지 않았던 국내 언론들의 주목도 시작됐다.

공단과 낡은 주택으로 대표되던 동구에 새로운 명소가 탄생한 것이다.

'송림아뜨렛길'은 인천지역 학생들과 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벤치마킹을 위해 속속 찾고 있다.

적은 예산으로 도심을 재생한 사례인 셈이다.



▲쇠락한 포구, 해양친수공간으로 탈바꿈

지난 1950~60년대를 주름잡던 만석부두와 화수부두는 1970년대에 들어서며 쇠락의 길을 걷다 인적마저 끊어져 버렸다.

이런 모습은 동구가 원도심에서도 어둡고 낙후된 이미지로 남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조택상 구청장은 이러한 어두운 이미지를 벗고 해안 지역의 어항기능 회복과 지역균형발전,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만석부두와 화수부두에 해양문화공간과 순수 자연산 수산물시장, 전통젓갈류 특성화 등 종합적인 친환경 친수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에 적극 발벗고 나섰다.

그 결과 지난 2011년 인천지방해양항만청으로부터 만석·화수부두 일대를 어항구로 지정받아 지난해 산지 어민들과 소비자들이 직거래하는 '만석부두 수산물 직매장'과 '화수부두 수산물 유통센터'에 대한 건립을 시작해 지난 5월 개장했다.

동구는 앞으로 새우젓과 꽃게 등의 수산물 판매와 꽃게 낚시대회, 각종 체험부스 등을 내용으로 '화수부두 수산물 한마당 축제'를 개최해 소비자들에게 자연산 생선을 믿고 살 수 있다는 인식을 확고히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조 구청장은 "앞으로 월미도와 만석부두, 화수부두를 경유해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해안둘레길 조성도 추진해 나갈 생각"이라며 "인천의 관광명소로써 다시 한번 재도약하는 만석·화수부두의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국 최초 원주민 정착 개발사업 그리고 마을만들기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로 더 많이 알려진 동구 만석동 쪽방촌은 조택상 구청장 취임 이후 전국에서 최초로 원주민 100% 재정착을 목표로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의 개발방식에서 벗어나 임대주택과 기반시설 등의 개량을 통해 원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떠나지 않는 방식으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총 사업비 51억여원을 투입해 지난해 9월 착공에 들어간 만석동 괭이부리마을 보금자리주택은 오는 2014년 2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주거환경개선사업과 함께 주민들의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총 15억원을 투입해 지상 4층 규모의 공동작업장을 올해 6월 개소하기도 했다.

조 구청장은 "총 176여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이번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통해 원주민들이 떠나지 않는 첫 개발사례가 될 것"이라며 "사업이 완료되는 2018년에는 주민들도 더 이상 낙후된 환경이 아닌 아름다운 고향으로써 만석동을 기억하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괭이부리마을 주거환경개선사업처럼 동구에서 추진되고 있는 주택사업들은 기존의 일방적 철거방식의 재개발사업과 다르다.

장소의 가치와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고, 가꾸고 정비하는 활동에 기본적인 가치를 두는 '마을만들기 사업'을 통해 원도심의 자치역량을 강화하고 이웃간 교류를 활성화해 도심속 마을공동체 의식을 형성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동구는 지난해 11월 인천시 최초로 '인천광역시 동구 마을만들기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올해 낙후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공모해 생활환경개선분야 13건과 주민공동체 형성 및 복원분야 11건 등 총 24건의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조 구청장은 "마을만들기 사업의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추진을 위해 지원센터를 건립해 지역현황을 바탕으로 한 풍부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해 마을만들기 사업에 대한 원활한 정착과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주민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마을만들기사업을 통해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자치기능을 강화하고 공동체 형성과 같은 무형자산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조 구청장은 "동구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업들에는 마을만들기, 유케어(U-Care) 등 인천 최초, 원주민 정착 주거환경개선, 노인틀니지원 등 전국 최초라는 말이 많이 붙는다"며 "그 만큼 동구의 주인인 주민들의 애정 어린 성원과 의회의 협조, 공직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 시도하는 길이 어렵고 험난할 수도 있지만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동구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겠다"며 "지난 3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것은 동구가 변화해야할 방향의 일부로 주민과의 소통과 참여가 작은 변화들을 이끌고, 이 작은 변화들이 모여 큰 성과를 이룰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담=김칭우 사회부장·정리=김상우기자 theexodu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