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시안컵에 출전하는 축구 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이 17일 오전 첫 소집 훈련이 실시되는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로 들어서고 있다. 왼쪽부터 이범영, 이용, 정성용, 홍명보 감독, 김신욱, 염기훈, 홍정호. /연합뉴스


'홍명보호(號) 1기'가 17일 첫 소집됐다. 첫 소집은 전례없이 무겁고 결의에 찬 분위기로 이뤄졌다.

2013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이하 동아시안컵)를 앞두고 실시된 소집훈련 첫날인 17일 선수들은 하나같이 짙은 색 정장을 갖춰입고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 정문으로 들어섰다.

홍명보 감독은 소집 시간인 정오보다 2시간이나 빠른 오전 10시쯤 입소했다.

홍 감독은 훈련보다는 감독으로서 남은 기간을 선수들과 어떻게 준비할까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첫 소집훈련 계획을 밝혔다.

지금까지 대표팀 소집 때 선수들은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NFC 숙소동까지 이동했지만 홍 감독은 이번 소집부터는 정문에서 하차해 걸어서 이동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대표팀 분위기를 다잡고 그의 축구 철학인 '원팀(One Team)'으로 거듭나게 하려는 의도에서다.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NFC에 도착한 서동현(28·제주)은 "그만큼 열심히 하겠다는 뜻이다"며 '1등'으로 들어온 이유를 설명했다.

두 번째로 정장을 입고 정문을 통과한 염기훈(30·경찰청)은 "다시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최고참으로서 하나 되는 모습의 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레바논전 원정길에 입었다는 회색 정장을 입고 나타난 박종우(24·부산)는 "홍정호(24·제주)가 넥타이가 없다며 하나 챙겨달라고 하더라. 있다가 홍정호가 들어오면 내 넥타이라서 잘 안어울릴 것"이라며 슬쩍 웃었다.

포항 스틸러스 고무열은 "축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감독님에게 절실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으며 맨 끝으로 입소한 김영권(23·광저우)은 "충분히 일찍 왔다고 생각했는데 꼴찌를 했다"며 미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소집엔 J리거를 제외한 16명이 참여했다. J리거 7명은 이날 저녁 리그 경기를 뛰고 다음날 소집훈련에 합류한다.

/김진국기자 freebird@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