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교에 서서 인천을 보다 - 5 인천대교를 문화관광유산으
   
▲ 인천대교가 인천과 대한민국의 문화관광유산이 되려면 민관의 깊은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 인천대교를 링크로 하는 관광벨트화, 인천대교를 주제로 한 각종 공모전, 시민들이 조망하고 쉴 수 있는 휴게시설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제공=인천대교


각 관광지 연결 상품·거점화 전략 필요

스토리텔링 부여 새로운 공간 재창조

브랜드숍·공모전 등 홍보기회 늘려야


5 인천대교를 문화관광유산으로 <끝>

얼마 전 인천 중구 신포동에선 작은 엽서가 발행됐다.

'청년플러스'라는 청년 창업자들이 만든 '인천대교'를 그려넣은 그림엽서였다.

'청년플러스'는 이 작고 깜찍한 엽서를 1000원씩에 판매하고 있다.

엽서는 자신들이 기획한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에게 파는 공연티켓으로도 활용된다.

인천대교의 그림이 예쁘게 그려진 엽서티켓을 받아 본 사람들은 '인천대교'의 예쁜 이미지를 오래도록 기억속에 담아두게 된다.

개통 4년.

인천대교가 개통 이후 인천시민들의 인식에 뿌리 내리지 못 하는 이유는 이를 상품화 하려는 노력과 문화관광유산 거점화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이다.

이때문에 인천대교에 상징성과 스토리텔링을 부여해 새로운 공간으로 재창조하는 작업과 카페와 같은 휴게, 편의 공간을 확충해 시민들의 발걸음을 끄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인천대교 거점화 확산해야

인천대교는 영종도의 인천대교기념관이 한 점(nod)을, 송도 쪽의 오션스코프가 한 점(nod)을 이루고 있다.

이를 연결(link)하는 주체가 인천대교다.

인천대교가 매력적인 관광자원이 되려면 우선 이 두 점을 핵으로 삼아 관광벨트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후 핵폭발 연쇄반응처럼 한 점에서 파생한 여러 개의 점들이 각각의 무수한 점들을 파생시키며 더 많은 관광벨트를 만들어 나가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인천대교기념관을 중심으로 인천학생과학관, 밀라노디자인시티전시관, 백운산, 삼목도선사주거지 등 인근 관광지를 하나의 벨트로 묶고, 오션스코프를 중심으로 이를 둘러싸고 있는 센트럴파크, 트라이볼, 송도아트센터 등을 다른 하나의 벨트로 묶은 뒤 같은 방식으로 각각의 관광지를 핵으로 주변부를 개별적인 벨트로 묶는다면 여러 개의 독립적인 관광벨트가 조성될 수 있다.

영종도 지역엔 여러 해수욕장과 산야가 펼쳐져 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오면 많은 사람들이 인천대교를 건너 영종도로 갈 것이다. 물론 송도로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영종도에는 여행가 김찬삼씨가 세계 여행을 하며 사용한 유품과 여행사진 10만 여 점이 있는 김찬삼 세계여행문화원이 있다.

1969년 여행 때 타던 폭스바겐 자동차도 전시 중이다.

이와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언제나 조망할 수 있어 야경코스와 사진촬용지로 유명한 인천공항전망대와 바닷물이 출렁이는 해변으로 둘러싸인 용유·무의도도 만난다.
 

   
▲ 청년플러스에서 발행한'인천대교'를 그러넣은 엽서.


송도쪽은 또 어떤가.

조각정원 등 여러 형태의 정원과 보트하우스 등이 있는 센트럴파크, 현재 기공식을 한 한옥마을이 있다.

사발을 엎어놓은 것 같은 건물인 트라이볼, 녹색도시 우수사례에서 몇 차례 수상경력을 가진 미추홀공원, 송도컨벤시아, 해돋이공원과 같은 곳도 송도의 관광자원이다.

이들 관광지들은 '따로 또 같이' 존재하며 때로는 유기적으로, 때로는 독립적으로 관광기능을 수행하며 관광객들의 입맛을 만족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인천대교는 최초의 거점이었던 인천대교기념관과 오션스코프를 연결하는 링크로서 가장 핵심적인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영종도와 송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곳이 인천대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인천대교기념관과 오션스코프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작은 예로 기념관의 경우 낮시간대만 개방을 하고 있어 야간조망을 하기 어려우며 오션스코프는 조망을 위해 찾는 관광객들보다는 공원개념으로 찾아오는 인근주민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선 인천대교와 기념관, 인천대교를 잘 알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 아이디어와 휴게시설 설치로 전혀 새로운 공간을

싱가포르엔 머라이언(Merlion) 동상이 있다.

동상설립 40주년이던 2011년, 일본인 예술가 타쭈 리쉬는 비엔날레 심사위원들에게 기획안을 하나 보낸다.


"머라이언은 싱가포르 강가 앞에서 물을 뿜으며 오랜 세월 견디어 왔습니다. 이제 머라이언을 아늑한 실내에서 쉬게 해줘야 합니다."

이 기획안은 싱가포르 상징인 머라이언 동상에 상징성과 스토리텔링을 불어넣어 5성급 호텔 객실을 만드는 프로젝트였다.

싱가포르 비엔날레 심사위원들은 이 기획안을 즉각 받아들였으며 동상이 객실 안으로 들어가게끔 구조물을 만들어 밤에만 오픈했다.

비엔날레를 보러 온 사람들은 미술작품을 보고, 밤이면 머라이언과 함께 아늑한 실내에서 함께 잠을 자는 색다른 경험을 통해 머라이언과 싱가포르를 오래도록 기억했다.

문화예술공간을 재해석해 창조적으로 활용한 사례다.

아이디어로 기존의 공간을 전혀 새로운 공간으로 만드는 것과 함께 인천대교를 알리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가 BI(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활용하는 것이다.

BI는 인천대교기념관과 오션스코프를 중심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오션스코프는 인천의 비상과 미래의 상징적 이미지를 표현한 조형물로 서해의 일몰, 인천대교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다.

그러나 홍보와 안내 부족으로 인지도가 낮고 주차공간이 미미해 시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상태다.

이때문에 진입공간을 영화, 음악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가능한 가변공간으로 조성하고 진입광장에서 산책로를 따라 연결되는 공원 안에 소규모 전시가 가능한 공간으로 꾸며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수변공간과 전망공간 사이에 전시를 즐기고 먹고 마실 수 있는 브랜드숍을 운영하는 것도 인천대교를 인천의 문화관광유산으로 만드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 인천대교 전경


브랜드숍에선 인천대교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들어간 컵이나 과자, 마스코드 등 상품을 진열하고 판매하게 된다.

실제 2009년 7월, 서울 한남대교엔 국내 최초로 교량 전망대에 '레인보우 카페'가 들어섰다.

이 곳은 1, 2층이 계단과 공용공간이고 3층은 카페, 4층은 전망대로 꾸며졌다.

3층 카페에선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으며, 자전거 소품을 이용한 인테리어로 자전거타기 홍보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4층 전망대에선 한강과 한남대교는 물론, 남산의 야경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이같은 카페는 양화대교, 한강대교, 동작대교, 잠실대교에도 자리한다.

카페를 찾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다리를 접할 수 밖에 없다.

'청년플러스'의 엽서제작처럼 인천대교를 주제로 한 공모전을 통해 인천대교를 알리는 방법도 제시된다.

이를 위해선 인천시가 주축이 돼 공모전을 개최하고 관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청년창업자들이 참여함으로써 전혀 다른 형태의 고용창출까지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청년플러스가 제작한 엽서 역시 인천문화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만든 것이었다.


/김진국기자 freebird@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