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교에 서서 인천을 보다인천 정명 600년과 인천대교
   
▲ 호주의'하버브릿지'처럼'인천대교'를 인천의 랜드마크로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인천대교의 야경에서 주탑 2개가 요정의 모자처럼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다. /박영권기자 pyk@itimes.co.kr


정명 600주년 … AG 개최·GCF유치 등 비상 계기

지역 상징물 많지 않아 … '동북아 대표도시' 무색

'하버 브릿지' 등 해외 관광명물화 사례 참조해야


# 조선 태종 13년인 1413년 인천(仁川)이란 지명이 등장한다.

고려시대부터 인주(仁州)였던 인천은 주(州)자를 가진 도호부 이하의 군·현 명을 산(山), 천(川) 두 글자로 개정토록 한 정부방침에 따라 인천으로 지명이 바뀌게 된다.


# 인주 전, 인천의 이름은 '미추홀'이었다.

2000년 전 백제 주몽의 아들인 비류왕자는 문학산 기슭에 세운 나라가 바로 미추홀이다.

인천의 지명은 이처럼 비류 백제의 미추홀에서 시작해 고구려 시기엔 '매소홀'로 불리다 통일신라에 와서는 '소성현'으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고려시대엔 '경원군'이 되었다.

이는 고려 숙종이 어머니 고향이라며 '경사의 원천'이라는 뜻으로 부른 이름이다.

인종 역시 어머니 고향이라고 해서 '인주'로 명명했으며, 공양왕 때는 몰락하는 고려왕실을 높이자는 의미로 '경원부'로 칭했다.

이후 조선 초 인주로 환원됐다가 지금의 '인천'이라고 부르게 된 때가 조선 태종 13년(1413년) 10월15일인 것이다.

인천시민의 날이 10월15일인 것은 바로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함이다.

 

   
▲ 인천대교 주탑 아래로 차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주탑의 높이는 238.5m로 63빌딩과 비슷할 만큼 거대한 규모로 시선을 압도한다./사진제공=인천대교


# 비류의 이주와 개척정신으로 시작한 인천의 역사는 개항기부터 근대문화의 선구지로 자리매김해 왔다.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경제자유구역을 축으로 대한민국의 심장, 경제수도 인천을 목표로 도시의 양적, 질적 성장을 실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 올해는 1883년 인천항을 개항한 지 13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인천시는 2013년 정명 600년을 맞아 다채로운 사업을 준비 중이다.

시는 미추홀 2000년과 인천정명 600년, 끊임없는 개척정신의 구현, 인천광역시의 미래, 인천인의 삶, 도시의 변화를 주제로 시사를 편찬한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기념한 '인천체육사'도 발간하며 인천인물 발굴 및 재조명 사업도 병행한다.

올해 '도호부대제'는 10월15일 인천시민의 날에 맞춰 정명 600주년을 기념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인천의 시대별 연구과제 발표 및 역사 고증', '삼국시대부터 현대사까지의 인천'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와 해양, 교류, 평화를 주제로 인천의 정신을 발굴하는 학술심포지엄도 준비했다.


# 인천시민들은 정명 600년인 올해를 향후 인천의 600년을 여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인천은 오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으며 GCF(녹색기후기금)사무국을 유치하게 된다.

이는 곧 인천이 '세계적 국제도시', '세계환경 수도'로 비상하는 계기를 맞는 것을 의미한다.


# 인천은 또 바다를 끼고, 백령도, 덕적도 등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

강화-개성-해주로 이어지는 남북교류길과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는 인천국제공항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그야말로 땅길·바닷길·하늘길의 사통팔달을 이루고 있는 위치에 있는 도시가 인천인 것이다.


# 더욱이 최근엔 경인아라뱃길이 개통되고 송도국제도시에 세계적 기업과 명문학교들이 속속 유치되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민족과 민족이 해체되고 국가간 경계가 사라진 '글로벌(Global) 시대'에 가장 적합한 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인천의 현재 모습이라 할 수 있다.


# 문제는 인천이 이처럼 웅비하는 21세기 동북아 대표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상징물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건축물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인천대교와 같은 건축물을 관광자원화, 랜드마크화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 비행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이착륙할 때 창밖으로 육지와 섬을 잇는 S자형 인천대교는 하늘로 승천하는 거대한 용의 역동성을 연상시킨다.

주탑의 높이가 238.5m인 인천대교는 서울 63빌딩(249m) 높이와 비슷할 만큼 거대한 규모로 시선을 압도한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들은 한국, 인천의 첫 인상을 인천대교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인천대교를 지나며 바라보는 주변 경관 또한 시원하고 수려하다.

최첨단 IT 국제도시 송도와 바다로 둘러싸인 영종도를 오가며 자연과 최첨단이 어우러진 바다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경험은 오직 인천대교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같은 우수한 기술력과 아름다운 경관으로 '한국관광기네스'에 선정됐으며, 인천발전연구원의 연구 프로젝트로 진행된 바도 있다.


# 호주 시드니의 '하버 브릿지'는 호주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방문하는 명물이 된 지 오래이며 뉴욕 '브룩클린 브릿지'는 매주 목요일 야외영화 상영 등 이벤트를 개최함으로써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브릿지(금문교) 역시 자동차전시, 선박퍼레이드처럼 다리를 명물화시키는 작업으로 세계적 다리가 됐다.

쿠퍼리버 브릿지(미국), 맥키낙 브릿지(미국) 등도 다리로 도시를 알리는 관광전령사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인천 정명 600년, 미추홀 2000년의 인천대교는 어디에 있는가.

/김진국기자 freebird @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