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원 지음 네모북스 344쪽 1만4000원인하대 손동원 교수, 15년간 진화 궤적 추적실패진단 … 극복 위한 차별화전략 정책 제안
   
 


한국 경제의 성공 잔치는 끝났다!

과거 산업화 시대의 기업 경쟁이 자원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창조 능력이 경쟁판도를 결정하게 된다.

그렇다면 창조 경제를 이끌 주체는 과연 누구인가?

창조 경제, '벤처'가 정답이다. 새책 '벤처의 재탄생'은 15년간 한국 벤처의 진화 궤적을 치밀하게 진단해 창조 경제를 성공적으로 헤쳐 갈 수 있는 비결을 제시하는 성공 지침서다.

인하대교수인 저자이자 벤처 연구 권위자인 손동원은 '벤처'가 바로 창조 경제의 첨병이라고 단언한다.

창조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정작 창조 경제가 무엇이며, 어떻게 창조 경쟁에서 성공할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지식은 아직 없다.

이런 시점에서 저자는 창조 경제를 성공적으로 헤쳐 갈 수 있는 비결을 제안하고 있다.

저자는 벤처가 가진 힘을 다시 잘 정비해 창조 경제시대를 헤쳐가자고 강조한다.

그는 벤처가 창조 경제를 이끌 DNA를 가진 최적의 기업유형인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의 벤처 수준으로는 기대하는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그래서 현재의 벤처 시스템을 '리셋(reset)'수준에 해당하는 대수술을 통해 혁신하자고 주장한다.

그 주장은 지난 15년간 한국 벤처의 진화 궤적을 치밀하게 진단한 결과이기에 설득력이 낮지 않다.

저자는 또 한국 벤처의 현주소를 '진화 실패'로 진단한다.

'진화실패'란 진화 궤적이 기대하는 경로에서 이탈한 상태로 참여자들에게 낮은 수준의 보상이 돌아가는 상태를 말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한국 벤처는 더 높은 성과를 얻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고 낮은 성과에 만족하는 불편한 균형에 처했다는 의미다.

그동안 벤처기업 수는 꾸준히 늘어 2만개를 넘어섰지만, 한국벤처의 진화는 '무력한 안정감'에 빠지고 말았다.

그런데 정작 이 무력한 안정감은 폭풍전야의 고요함으로 보인다.

우리 벤처영역 어디를 둘러보아도 아직 안정 상태로 들어선 징후는 없는데 벤처기업 수만 늘고 있다.

이는 무언가 시스템 요소 사이에 엇박자와 분열이 있다는 얘기다.

진화실패를 알리는 또 다른 징후는 '일류 부재' 현상이다.

일류가 없다는 것, 또 일류가 되려는 욕구가 없다는 것이 바로 '일류 부재' 현상이다.

실제로 지난 10여년 동안 한국경제의 대표주자인 디지털 분야에서조차 우리는 아직 일류 벤처기업을 낳지 못했다.

이는 한국 벤처생태계에서 우량 종(種)과 불량 종(種)을 구분하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시사한다.

'벤처의 재탄생'은 치밀한 진단을 바탕으로, 벤처확인제도에 대한 처리방안과 벤처특별법에 대한 청사진 등 한국 벤처를 둘러싼 굵직한 이슈들에 대해 거침없이 명쾌한 제안을 던져준다.

저자는 특히 진화실패를 극복하는 몇 가지 정책을 제안한다.

그 중 주목할 만한 것이 '차별화' 전략이다.

여기서 '차별화' 전략이란, 벤처라는 브랜드에게 한국경제의 명품기업 반열에 속하는 차별적 위상을 부여하자는 말이다.

이렇게 되려면 벤처기업이 되는 것 자체가 엄격해야 하고, 기존 벤처 인증에 대한 상당한 보완이 필요하다.

한국의 벤처정책이 신생창업에 주력해야 하며, 신성장산업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개척하는 쪽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

또 벤처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희망의 선순환을 만드는 기준을 갖자는 제안에서도 현 제도의 문제를 극복하려는 진정성이 엿보인다.

특히 중소·벤처기업을 통해 한국경제의 도약을 주장해 온 저자의 필력에는 자신감이 넘쳐난다.

 

   
▲ 저자 손동원 인하대 교수.

손동원 교수는 중소·벤처기업을 통한 한국 경제의 도약을 주장해 온 국내 대표적 학자다.

그는 '벤처중흥'과 '기업혁신'에 대해 가장 진지한 논의를 주도하는 학자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중소·벤처기업 전반의 폭넓은 연구결과를 세계 저명 학술지와 저서를 통해 발표해 왔으며, 정부 부처 및 공공기관의 자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고려대 경영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미주리 대학(University of Missouri at Columbia)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지난 1995년 이후 인하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진국기자 freebird@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