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성과 장래성에 확신이 선다면 대출은 얼마든지 해 드리겠습니다.』

 금융기관 구조조정과 BIS(국제결제은행)비율 기준에 얽매여 모두들 몸을 사리고 있는 요즘 시중은행 지점이 한 중소기업에 20억원의 신용대출을 파격적으로 해줘 관심을 끌고 있다.

 -조흥은행 평택지점

이는 은행들이 신용경색을 이유로 대기업 마저도 대출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 화제가 되고 있다.

 조흥은행 평택지점(지점장^신윤철^사진)은 10월초 안성시 공도면 진사리에 있는 자동차 금형제품 전문생산 중소기업체인 신라엔지니어링(주)(대표이사^박병언)에 과감하게 20억원을 지원해 주었다.

 담보 및 보증인이 전혀 없는 순수한 의미의 신용대출이었다. 적용금리도 연평균 11.75%에 불과하다.

 조흥은행이 평택에 지점을 개점한 지 13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지난 9월 도입한 중소기업 지원특별대출 프로그램에 따라 이 대출을 취급했다』는 신지점장은 특히 관행보다 현장 상황을 중시하는 금융인이다.

 이번 중소기업에 대한 거액 신용대출도 다년간 대출심사업무 담당시의 체험과 현장감각이 이뤄낸 결과다. 물론 신라엔지니어링(주)에 대한 신용조사도 참작이 됐다.

 신라엔지니어링(주)은 지난 87년 몰드베이스제작 및 자동차 금형 전문생산 중소기업체로 일본의 이도쯔상사 및 (주)히로테크와의 합작으로 설립됐다.

 매출액은 96년 1백30억원, 97년 1백34억원에 이어 올해에는 1백5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회사는 자동차 금형 제작 분야에선 국내 최고의 기술수준과 신용을 자랑하며 지난해 경기도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평택=박상권기자〉

 이 회사 박사장은 『혹시나 하고 대출을 신청했는데 받아들여질 지는 몰랐다』며 『외부전문가의 심사를 거친 만큼 충분한 능력을 인정받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또 회사의 전반적 업무를 맡고 있는 이치우이사 역시 『조흥은행의 과단한 조치로 인해 IMF를 극복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되었음은 물론 회사 전 임직원이 일치 단결해 기술보국의 신념으로 새로운 기술개발에 도전하고 세계시장에 한발 더 빨리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