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강풀 원작 … 광주항쟁 배경'피해자 복수극
   
 


화제작 <26년>이 관객들을 찾는다. 영화 <26년>은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을 소재로 한 액션 복수극이다.

만화가 강풀의 동명원작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26년>은 광주민중항쟁 당시의 비극과 연관된 조직폭력배, 국가대표 사격선수, 현직 경찰, 대기업 총수, 사설 경호업체 실장이 26년 후 바로 그날,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을 단죄하기 위해 작전을 펼치는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다.

<후궁-제왕의 첩>, <마이웨이>, <장화 홍련>, <음란서생> 등의 영화에서 감각적인 미술로 각종 영화제 미술상을 휩슨 실력파 조근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또한 <은교>, <내 사랑 내 곁에>, <모던보이>의 김태경 촬영감독과 <화차>, <돈의 맛>, <하녀>의 김홍집 음악감독, <은교>, <불신지옥>의 작품과 <장화 홍련>부터 <형사 Duelist>까지 조근현 감독의 미술팀으로 함께했던 김시용 미술감독이 참여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진구, 한혜진, 임슬옹, 배수빈, 이경영, 장광, 김의성, 조덕제 등의 배우들이 출연해 열연을 펴쳐 보인다. 역사적인 사실에 흥미로운 상상을 더한 픽션으로서 탄탄하고 치밀한 줄거리, 긴박감 넘치는 전개로 대리만족과 확실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사실 이 영화가 개봉 전부터 주목을 받게 된 것은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화려한 휴가>가 당시 항쟁 기록을 영화화했다면 <26년>은 억울하게 죽은 수천명의 사람들이 있으나 살해를 지시한 사람은 여전히 사죄하지 않고 호의호식하고 있는 모순된 상황에서 출발한다.

영화 도입부터 애니매이션을 활용해 복수극에 가담하는 인물들의 비극적 사연을 그려보인다.
 

   
 


딸의 이름을 짓다가 창문을 뚫고 들어온 총알에 맞는 미진(한혜진)의 엄마와 계엄군에게 쫓기다가 죽는 정혁(임슬옹)의 누나, 아버지가 계엄군에게 죽임을 당한 진배(진구) 등 피해자의 모습이 펼쳐진다.

그리고 가해자들인 계엄군의 살해 장면도 나온다. 계엄군 김갑세(이경영)는 도청에서 불가피한 살해를 저지르게 된다.

이 영화는 그후 세월이 흘렀지만 당시의 충격과 공포, 비극이 현재 진행형임을 보여준다. 피해자의 가족들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폐해져 살아가고 있으며 그날의 상처가 짓누른다.

경찰이 된 정혁은 시민들을 학살한 '그 사람'의 외출을 위해 교통을 통제하는 경찰이다. 그 앞에 어느날 대기업 회장이 된 김갑세가 나타난다. 김갑세는 학살원흉에게 사죄를 요구하고 사죄하지 않을 시 죽이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정혁, 미진, 진배는 김갑세의 제안에 따라 '그 사람'을 죽이려는 복수극에 동참한다.

각각 행동대장, 저격수, 정보원과 브레인, 설계자들의 역할을 부여 받고 작전을 펼치는 진구, 한혜진, 임슬옹, 배수빈, 이경영과 이들의 계획을 저지하려는 조덕제, 김의성 등의 대립을 통해 치밀한 계획 속에서 일어나는 극적이고 스펙터클한 드라마를 선보인다.

특히 "요즘 젊은 친구들이 나한테 감정이 별로 안 좋은가 봐. 나한테 당해보지도 않고 말야"라는 머리가 시원하게 벗겨진 '그 사람'의 섬뜩한 대사는 모든 이들의 목표물이 되는 이유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한다.

"지금을 놓치면 앞으로 우리가 또 뭘 할 수 있겠느냐"라는 질문이 강한 여운을 남기며 이들의 복수는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영화 <26년>은 영화입장권 통합전산망 예매점유율 16%를 비롯해 맥스무비 21.69%, 예스24 29.06%로 예매 순위 1위에 오르며 전 예매 사이트를 석권하는 등 주목을 받고 있다.

제작 단계에서부터 관심이 집중되었고 개봉이 확정되면서 연일 화제의 중심이 되었던 만큼 개봉 성적에 대한 관심이 역시 뜨겁다. 과연 이 같은 관심이 실제 관객 동원에선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주목할 만하다.


/조혁신기자 mrpen68@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