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살인범이다
공소시효 만료된'자서전 스타'연쇄범 … 그를 잡으려는 경찰의 혈투
   
 


<내가 살인범이다>(감독 정병길)는 공소시효가 끝나 스타가 된 연쇄살인 범인과 그를 잡으려는 형사의 대결을 그린 충무로판 액션 스릴러이다.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일대에서 10명의 여성이 살해된 화성 연쇄살인사건. 이 사건은 지난 2006년, 공소시효 만료로 끝내 범인을 찾지 못한 채 종결되었지만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을 통해 다시금 세상에 알려지며 오늘날 까지도 대한민국 3대 미제사건 중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만약 연쇄살인 범인이 공소시효가 끝난 지금, 스스로 세상에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살인범이다>는 살인참회 자서전으로 스타가 된 연쇄살인범 '이두석'(박시후)과 미해결 실종사건을 파헤쳐 그를 어떻게든 잡아 넣으려는 형사 '최형구'(정재영)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희대의 연쇄살인범', 그리고 '그가 자신의 살인행각을 낱낱이 기록한 자서전을 출간해 전국을 발칵 뒤집는다'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룬다.

공소시효가 끝난 후 법적인 무죄가 된 연쇄살인범이 경찰도 알지 못했던 완벽 범죄를 스스로 깨고 충격고백을 한다는 설정은 그 이후 어떠한 사건들이 벌어질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액션스릴러 <내가 살인범이다>는 액션스쿨 출신의 충무로 액션 루키, 정병길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정 감독은 스턴트의 세계에 뛰어든 액션스쿨 동기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우린 액션배우다>로 실전 액션을 생생하게 담아내 평단과 관객들에게 호평을 얻은 바 있다.

정병길 감독은 상업 영화 데뷔작 <내가 살인범이다>에서 <우린 액션배우다>를 뛰어넘는 리얼 액션의 진수를 선보인다. 초반 오프닝 씬에서 펼쳐지는 비 오는 밤 추격씬은 원씬 원테이크로 담아내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범죄를 소재로 다룬 액션스릴러의 필수 아이템은 바로 범인과 형사의 캐릭터 대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내가 살인범이다>는 '스타가 된 연쇄살인범'과 '법으로는 그를 잡지 못하는 형사'의 임팩트 있는 캐릭터 대결을 선보인다.

'공소시효가 끝난 연쇄살인범의 충격 고백'이라는 설정이 더해져 완성된 <내가 살인범이다>의 두 캐릭터는 비주얼부터 뚜렷한 대비로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

아름다운 외모의 연쇄살인범과 얼굴에 끔찍한 흉터가 있는 거친 형사의 모습은 누가 형사이고 누가 범인인지 궁금증을 유발해 흥미를 자극한다.

또한 공소시효가 끝난 후, 살인참회 자서전을 출간한 연쇄살인범이 스타가 되어 잘못된 팬덤 문화를 형성하고 과거에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가 이러한 이상 현상을 지켜보며 그를 어떻게든 잡아 넣으려 한다는 대결 구도는 극적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며 몰입도를 높인다.

여기에 영화 중반에 등장하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마지막 미해결 실종사건은 17년 전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새롭게 암시, 예상치 못한 결말을 향해 간다.

매 작품 속에서 노련한 연기를 펼쳐 관객들에게 두터운 신뢰감을 안겨주고 있는 정재영은 자신의 얼굴에 끔찍한 상처를 남기고 사라진 연곡 연쇄살인사건의 범인, '이두석'을 쫓는 사건 담당 형사 '최형구' 역을 맡았다.

17년간 '이두석'을 향한 분노를 안고 사는 인물인 만큼, 정재영은 고도의 감정 연기와 형사의 강한 카리스마까지 동시에 선보인다.

드라마에서 달콤한 로맨티스트 캐릭터로 여심 공략에 성공한 박시후는 공소시효가 끝나고 2년 후, 살인 행적을 낱낱이 기록한 자서전을 출간하며 스타가 되는 연쇄살인범 '이두석' 역을 맡았다.

<내가 살인범이다>는 박시후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그는 기존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인 연쇄살인범 캐릭터를 맡아 패기 넘치는 변신을 감행했다.

/조혁신기자 mrpen68@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