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호 대학원장


▲사회 : 김칭우 인천일보 사회부장
직무대행
▲대담 : 이종호 인하대 대학원장
남창희 인하대 융학고고학 전공 주임교수
복기대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대학교수
한영일 엔가드 대표
▲장소 : 인하대 대학원장실


인하대 대학원 융합고고학과는 최근 문화재 보존 전문기업인 엔가드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대학원 최초로 융합고고학 전공을 개설한 인하대 대학원은 그동안 중국 만주지역에 대한 비중 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등 중국의 동북공정 등 4대 공정에 맞서는 이론을 생산하고 있다.

생소한 개념의 융합고고학과 이 학과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김칭우 인천일보 사회부장이 이종호 인하대 대학원장, 남창희 인하대 융합고고학 전공주임교수, 복기대 전공교수, 한영일 엔가드 대표와 함께 좌담회를 열었다.


사회=융합고고학 생소한 개념이다.

이종호=인하대 대학원에는 50여개의 학과가 있다.

기존 50여개 전공중 예를 들어 다문화, 문화경영 등 협력이 필요한 학과가 뭉쳐 일명 '학문의 융합시대'를 열자는 취지로 융합학과를 신설하고 있다. 융합고고학은 동아시아에서 최초다.

유전학, 질병학, 체질인류학, 기후학, 천문학, 언어학, 군사학, 국제관계학 등의 분야별 학문을 총망라하게 된다.
 

   
▲ 남창희 교수


기존 사학 등 인문학에 유물분석, 천문학, 유전자, 탄소연대 측정 등 자연과학적 테크닉이 결합된 것이다.

2년 전 출범했던 주역들이 바로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다. 인하대 대학원은 앞으로 이 같은 관점, 즉 학문융합이라는 취지를 살려 여러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연구하는 체계를 만들어 갈 것이다.



복기대=학문융합은 서구에서는 이미 1950~60년대 일반화 된 개념이다.

우리는 1990년대 이후 싹이 트기 시작했다. 학문융합이 활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사학 등 문과계열과 여러 자연과학이 제대로 갖춰진 학교, 즉 인하대 같은 학교에서 시작해야 제대로 정착할 수 있다.

인하대의 경우 분자생물학, 건축학, 지리학 등을 고루 갖춰 있어 국내 대학원 최초의 학문을 개설할 수 있었다.

그래서 국내 고고학계에서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인하대에서 융합고고학을 전공한 고대사 전문 인력은 중국, 일본과의 고대사 논쟁에서 주도적인 세력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사회=융합고고학과와 엔가드 업무협약의 의미는

남창희=우리가 유물을 발굴을 해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사실상 전무했다.

엔가드는 이미 15년전부터 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어렵게 발굴한 유물을 국내에서 처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봐야 한다.

한영일=15년 동안 민간에서 활동해 왔다.

현재 40여명의 관련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으며 업무협약을 통해 국내 최고의 과정에서 재트레이닝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현장에 접목할 수 있는 틀을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 복기대교수



사회=융합고고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설명해 달라.

남창희=국제관계, 특히 동북아의 외교사, 전쟁사를 전공한 교수로서 기꺼이 융합고고학에 합류하게 됐고 전공주임교수까지 맡았다.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4대공정 특히 동북공정은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의 지방정권, 즉 중국사로 편입시키는 것이다.

일본과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내 반발기류가 많았지만 2003년 공개됐고 한·중간 마찰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를 포함한 주변국의 반발에도 동북공정은 현재 진행중이며 동북공정은 단순히 과거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북한의 급변상태가 터졌을 경우 중국이 개입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우리가 중심이 돼 중국의 억지주장과 왜곡된 내용을 논리적으로 학문적으로 반박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현재 300억원 이상의 국비를 들여 동북아재단을 세웠지만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융합고고학은 해외 특히 한민족 네트워크를 최대한 동원해 중국의 억지주장에 반박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를 제시할 것이다.

   
▲ 한영일 대표

가능하다면 북한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고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주도하고 싶다. 예를 들어 판문점에서 동북공정과 관련한 공동세미나를 개최하거나 재외동표 단체, 미국 정부와 협력하는 방안도 고민중이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남창희 인하대 교수, 이종호 인하대 대학원장, 김칭우 인천일보 사회부장대행, 복기대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한영일 엔가드 대표. 허우범 인하대 홍보팀장이 좌담회를 열고 있다.


사회=정부와 관련 학계에서의 반응은 어떤가

복기대=아주 뜨겁다. 정부에서는 순수 민간 대학에서 연구가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융합고고학이 출범한 지 채 1년 반밖에 안됐음에도 매년 3억원씩 3년간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는 관련 연구발표회에 별도로 2억원을 지원했다.

올해만 5억원의 연구비가 집행된 것이다.

지난 9월26일 융합고고학과 주도의 5개대 연합 연구팀이 '동북아 고대 국제관계와 한민족의 선진 문화 역량'의 주제로 연구결과 공개발표회를 열었는데 관심이 아주 뜨거웠다.

교육과학기술부 동북아역사재단 후원으로 열리는 발표회에서 300여명의 청중 앞에서 동북공정 논리를 무력화할 수 있는 주장을 내놓고 관련 사진과 유물을 공개한 바 있다.


남창희=당시 발표회에서 중국 고고학계를 대표하는 길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복기대 교수는 올 5월 내몽고 흥륭구에서 발굴된 토기 인물상이 중국 하나라보다 앞서 국가단계에 진입한 북방민족의 높은 문화수준을 보여준다고 밝힌 바 있다.

BC 3000년 전 신석기 후기에 만리장성 이북 사람들은 원시적인 생활을 할 것이라는 기존 통념을 무색하게 하는 충격적인 발굴 성과다.

또 관모(冠帽)를 쓴 남자 소조상은 놀랍게도 반가부좌를 틀고 스님처럼 소리내어 수행을 하는 종교 지도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권력자가 수행을 하는 모습은 세속적 권력자와 제사장의 역할을 겸한 훗날 고조선의 단군왕검과 같은 존재였을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이종호=연구의 성과를 국민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 홈페이지를 구축해 참여 교수들이 10분 고고학 특강을 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축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

고구려와 발해 등 우리 역사에 대한 높은 관심도에 비해 이를 뒷받침한 연구가 부족했던 만큼 융합고고학이 논리적으로 무장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융합고고학과 인하대 대학원의 발전방향에 대해 제시해 달라.

남창희=융합고고학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만큼 가시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중이다.

무엇보다 북한과의 공동연구가 필요하다. 우리 역사의 상당 부분은 북한에 그대로 남아있다.

통일부에 여러차례 제안했는데 올 2월부터 문화재복원과 관련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재미교포단체들과 연계해 순수한 학문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공식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성과가 도출될 것으로 믿는다.



이종호=정부에서도 연구중심의 대학원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10대 대학으로 발돋움한 인하대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융합학문, 융합전공이 강화돼야 한다고 본다.

인문과 자연과학이 연계가 되고 공학이 이를 뒷받침하는 융합학과가 계속 나와야 한다.

융합고고학이 가장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독보적이고 독특한 특성을 갖춘 연구중심의 대학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리=김상우기자 theexodu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