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식 인천상의 회장
   
 


한국이 중국과 수교를 맺은 지 올해로 20주년이다. 지난 20년간 경제 면에서 양국 관계발전은 기적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양국간 경제협력 가속화는 이제 경제 분야를 넘어 사회, 문화교류 확대의 촉매제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국과의 밀접한 관계는 수교 이후 지난 20년간 국내기업의 중국투자를 통해 잘 나타난다. 활발한 경제교류가 진행돼 오면서 국내기업의 대중국 투자액은 2011년을 기준으로 1990년보다 약 220배 급증했고, 업체수도 34배 증가했다는 연구기관의 분석이 바로 그것이다. 명실공히 이제 우리경제는 중국을 떼어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

우리나라 전체 경제가 그렇듯 인천도 대중국 투자를 통해 지역경제의 지속적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상공회의소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인천기업이 중국에 투자한 직접투자액은 총 15억3,219만달러이며, 원화로는 1조6,419억원에 이른다. 수교 직후인 1992년 투자액이 전년대비 3.6배 급증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년간 연평균 16.7% 씩 확대되었다.

인천은 지난 20년간 해외투자에서 중국투자가 21.8% 비중을 차지해 가장 많은 투자를 하였다. 인천의 대중국 투자비중은 우리나라의 해외투자 총액 1,871억5,317만달러에서 대중국 투자액 359억7,497만달러가 차지하는 비율 19.2%보다 높게 나타난다. 인천이 우리나라에서 대중국 투자를 선도하는 중심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전체 대중국 투자에서 인천의 비중은 4.2%에 불과해, 서울 41.0%, 경기 26.3%, 경상도 14.2%, 부산 4.7%보다 낮다. 이는 국내 대기업의 중국투자가 중소기업을 추월해 2007년부터는 투자액이 약 2배 이상 차이가 나는데 비해 인천의 산업구조 특성상 여전히 전통산업 중심의 중소기업이 투자의 주를 이루고 있는 결과라 판단된다.

인천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근접해 있는 지역이다. 그중 가장 가까이 위치해 있는 산둥성 위해시까지 거리는 불과 380여㎞밖에 되지 않는다. 인천에서 부산까지 거리가 430여㎞인 것을 감안할 때 인천이 중국과 얼마나 가까운 거리인지 짐작케 한다. 이렇듯 인천은 지난 20년간 중국지역 중 가장 가까이 위치해 있는 산둥성지역에 6억8,442만달러를 투자해 전체 투자 중 44.7%로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났다. 산둥성 다음으론 톈진 16.3%, 장쑤성 9.8%, 상하이 6.8%, 절강성 3.3% 순으로 투자됐다. 인천의 중국투자 중 65.4% 이상이 주로 화동지역(산둥성, 장쑤성, 상하이시, 절강성, 안후이성, 장성, 푸젠성)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최근 중국의 경제환경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대중국투자도 이제까지의 전략에서 벗어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인천업체들이 많이 진출한 중국 화동지역과 동북·화남지역 등 중국 연해지역은 글로벌기업들의 진출로 시장이 포화상태다. 따라서 향후 중국 연해지역은 경제성장에 따른 구매력 증가로 내수시장 판매 강화에 초점을 맞춘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 중국 내륙지역은 중국의 지역균형 발전전략과 더불어 운송인프라 확충 등으로 물류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중국정부는 내륙지역 투자기업에게 세금감면, 토지제공 및 연해지역 항구까지의 물류비 지원, 인력확보를 지원하고 있으므로, 비용절감을 위해 중국투자를 희망하는 기업은 내륙지역 투자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진출을 고려할 때 향후 중국시장 동향과 정책변화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인천은 대중국 교류 교두보로서 지난 20년간 우리경제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앞으로 인천이 대중국 경제협력에 핵심역할을 하기 위해 중국투자의 목적을 비용절감을 위한 생산기지에서 현지시장 진출을 통한 수익확대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중국 투자환경 악화로 유턴하는 기업들에 대한 대책 마련과 함께 정책적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