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혜 정치부기자
   
 

지난 2010년 6월2일 송영길 인천시장이 인천시의 민선 5기 수장이 됐다. 송 시장은 곧바로 '대(大)인천비전인수위원회'를 꾸렸다. 당선인 신분으로 쿠웨이트로 날아가 주경기장 포기와 실내무도경기 개최를 맞바꾼 것도 이 때다. 명분 약한 행동과 시민 반발에 서구 주경기장은 다시 짓게 됐지만….
송 시장의 선거 전략은 '인천 빚쟁이'였다. 지난 8년 간 안상수 시장이 월미은하레일과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 등 전시 행정과 선거용 행사로 돈을 펑펑 써 시가 빚쟁이로 전락됐다는 것을 대대적으로 선전해 당선에 한 몫했다.

인수위 때 송 시장은 "인천시 재정 수준이 심각하다. 시정을 알 수록 그 숨어있는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고 매번 강조했다. 브리핑 중 송 시장 측근이 헐레벌떡 뛰어와 "감춰진 빚을 찾았다. 이로써 채무가 7조 원을 넘겼다"며 자랑스럽게 보고했다.

송 시장의 '인천 빚'이란 화두는 민선 5기를 관통했다. 송 시장은 지난 2년 간 줄곳 돈이 없다며 소극적인 시정을 펼쳤고, 작금의 최악의 재정 문제에 '안 전 시장, 이명박 정부'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이 '빚'은, 송 시장 취임 2년간 '빛'으로 탈바꿈하지 못했다. 자신이 던진 화두에 발목이 잡혀 소신에 찬 대북사업과 외교전은 "돈 없다는 시가 참 할 일 많다"는 핀잔의 대상이 됐다. 조금만 행정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면 어김없이 "행정에 관심 없다"는 비아냥거리가 됐다.
그러던 송 시장이 맘 먹고 재정 위기 극복 방안을 발표했다.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도시철도 2호선을 2016년으로 연장에 따를 것을 시민들에 호소했다. 그러나 공허한 '메아리'와 이젠 '정부 탓'으로 변했단 평가다.

되레 "더 이상 해결할 방법 없으니 시민과 시민·사회단체가 나서달라"며 자신이 풀어야 할 숙제를 남에게 떠 넘긴 모습으로 보인다. 재정위기 극복방안 발표 후 송 시장은 한결 더 자유로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