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환경단체 등 좌담 … 지속가능한 발전안 제시


 

   
 

인천작가회의가 문예계간지 <작가들> 2012년 봄호(통권 40호)를 혁신호로 출간했다. 통권 40호를 기점으로 <작가들>은 판형과 디자인을 새롭게 했다. <작가들>은 내용에서도 문학 창작의 본령을 재확인하고 현실과 깊이 응하는 창작 중심의 잡지를 지향한다.

우선 이번 호에서는 '생명의 땅, 굴업도와 덕적군도'라는 좌담을 통해서 최근 골프장 건설 파동으로 핫이슈가 되었던 굴업도와 덕적군도의 생태 환경과 역사적 의미를 짚었다.

지역 사회와 각계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펴고 있는 현장 전문가인 박민영(굴업도를 사랑하는 문화예술인 모임 실행위원장), 이세기(시인), 이희환(인천도시공공성연대 사람과터전 대표), 장정구(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최중기 교수(인하대 해양학과) 등이 좌담에 참여해 굴업도와 덕적군도의 지속가능한 발전적 대안을 펼쳤다.

좌담자들은 오늘날 공공적 가치가 증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섬 사유화가 몰고 올 재앙은 덕적군도 주민은 물론이고, 생태계뿐만 아니라 미래 생존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진단하고 있다. 오히려 생태 관광, 해양국립공원, 공립형 기숙사학교 지원, 생태예술섬 프로젝트 등 다양한 대안을 통해 21세기 공생·공존의 생존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여러모로 지속가능한 실천임을 강조한다.

대안적 사유를 통해 굴업도 개발을 둘러싸고 불거진 갈등을 치유하고 생존과 덕적군도의 미래를 동시에 사유하려는 열의에 찬 논의가 종요롭다.

<문학논단>에는 문학평론가 오창은의 '분자 도시와 불화의 상상력'과 한국 모더니즘과 서사학 및 번역의 문제에서 많은 성과를 이루어낸 임병권 문학평론가의 '도시 공간의 의미와 한국의 근대문학'이 볼만 하다. "도시를 읽는다는 것은 근대를 읽는 것"이라는 명제대로, 오늘날 도시를 배경으로 한 소설 서사가 "고립된 분자 도시를 자연과의 상호 연관 속에서 재위치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호의 <창작>란은 시인 최종천, 김영승, 조정, 임선기, 문동만, 박진성, 김명남, 이진희, 이선욱, 김현, 이설야 등이 참여해 감각적이고 비판적인 시편들을 펼쳐 보인다. 소설가 박민영, 임수랑, 홍명진의 신작 그리고 은승완의 엽편도 볼 수 있다. 여기에 김환영, 박성우 시인 등이 동시를, 김민령 작가가 동화를 실었다.

통권 40호를 기점으로 새롭게 디자인을 개편한 <작가들>의 새로운 각오가 창작 중심의 잡지를 지향하는 것을 뚜렷하게 내세웠다.

이번 호에서 인상 깊은 것은 새롭게 기획한 르포다. 굴업도, 콜트-콜텍, 대우자동차판매 등 인천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쟁점적 사안을 심층 취재해서 기록을 남겼다. 조혁신은 섬을 소유하려는 자들과 섬을 노리는 자본들의 유혹과 혈안, 이원재는 콜트-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밴드 이야기를 통해 기타노동자들의 삶, 홍명교 씨는 대우자동차판매 노동자들의 차거운 밤을 아프게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이성혁 문학평론가와 이승하 시인의 시평과 최은경 씨의 영화평, 김영욱 씨의 아동평 등이 있다. 조명환 씨의 굴업도 사진과 우현재의 임형남 건축가의 골목에서 만난 풍경도 이채롭다.

/조혁신기자 choh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