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칭우 사회부 차장


 

   
 

지역에 전혀 연고가 없는 후보가 또다시 공천장을 들고 인천에 안착했다. 새누리당 남동을 김석진(55) 연합뉴스TV 보도본부장 얘기다. 울산 출신인 김 예비후보는 지난 2월 울산 중구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의 공천은 새누리당에게는 악재다. 새누리당은 4·11 총선을 앞두고 적어도 인천지역에선 민주통합당 등 야권에 비해 공천전략에서는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4선 의원 2명, 3선 의원 1명 등 모두 4명의 현역의원을 탈락시키는 파격적인 공천으로 전·현직 국회의원을 대부분 공천한 민주당에 비해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민주당의 실책도 있었지만 이같은 공천전략으로 1대 11, 2대 10 등 열세지역이었던 인천에서 최소 반타작은 기대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안겨줬다. 특히 남동을 지역구 현역인 조전혁 의원은 '전략공천지역'으로 지정되자 바로 "수용하겠다"는 대승적인 모습을 보여줘 유권자들의 기대가 컸다.
그렇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그렇지, 제 버릇 남주나"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보여줬던 공천전략의 참신함도 조 의원의 대승적인 모습도 일거에 수포로 돌리는 최악의 공천이 됐다. 당연히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거세다.

조 의원을 제외한 예비후보 3명은 1명의 예비후보로 단일화 해 무소속으로 총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일부 당원은 18대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선전했던 옛 당 동료에게 힘을 모아주겠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메시지도 남겼지만 통화가 안되니 그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김 후보는 OBS 경인TV에 근무한 경력을 앞세울 지 모른다.

의문점? 그렇다면 새누리당은 왜 조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을까? 전교조와 날을 세우고 법원의 명령을 어기고 명단을 공개하고 북측에 대북전단을 띄어 올리는 그의 의정활동이 문제가 됐다면 진작에 남동을을 전략공천지역으로 지정해 1, 2차 명단에서 발표했어야 했다. 그리고 남동을에 "아, 이 사람 정도면 타지역 사람이라도 수긍할 수 있겠구나"라는 인물을 공천했어야 했다.
조 의원은 나름 새누리당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인물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그 자신이 낙천됐을 때 보수의 분열을 볼 수 없다면 수용한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지역출신 여성과학자나 비례대표 현역의원이 물망에 올랐던 것은 사실이고 여러 차례 영입시도도 있었지만 결국 최악의 공천이 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새누리당, 국민생각에 또다른 새누리당 출신의 무소속 후보까지 보수진영이 세갈래로 나뉘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공천에서도 지고 선거에서도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여파는 비단 남동을에 그치지 않고 인천지역 전체 선거분위기를 그르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최근 인천지역 선거에서 특히 관심이 높아진 재·보궐선거에서 지역연고가 없는 후보들은 모조리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더 이상 인천지역에서 낙하산 공천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선례를 남겼다. 4·11 총선에서 남동을 지역의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