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K리그 복귀한 인천유나이티드 김남일
   
▲ "고향이 좋긴 좋다."먼 길 떠났던 아들이 어머니 품에 돌왔을 때 기분이 이럴까? 김남일은'좋다'라는 말로 인천에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그에게 인천은 태어난 고향 이상이다. 축구를 처음 시작, 그를 국민 영웅으로 키운 곳이 바로 인천이다. /배인성기자 isb@itimes.co.kr


"고향 팀 '인유'에 돌아오니 좋긴 좋다."인천의 아들 김남일(35)이 4년만에 팬들 앞에 섰다.
'진공청소기' 김남일은 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2 K리그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 90분을 뛰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인천 유나이티드는 김남일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제주에 1대3으로 졌다. 이날 경기에 앞서 만난 그는 올시즌 자신의 역할에 대해 "뒤에서 묵묵히 조연 역할을 하면서 선수들 하나하나가 본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단점은 보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밝혔다.

 

   
 

▲두 가지 숙제

인천구단은 젊다. 패기와 열정이 높은 반면 노련미가 약하다. 팀 내 최고참으로서 김남일이 풀어야 할 첫 과제다. 젊은 선수들이 자신을 믿고 따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김남일의 선택은 선의의 경쟁이다. 그는 "팀 동료로서 평등함을 강조하며, 상호 경쟁을 통해 경기에 출전하는 관계를 유지한다"고 했다. 한편으론 젊은 선수들이 자신을 어려워하지 않도록 농담도 건네며 분위기를 이끈다. 그러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실전경기의 노련함을 전달한다.

한국축구 적응도 그에게 주어진 숙제다. 2007년 이후 떠났던 K리그에 복귀한 그로서는 하루빨리 한국 선수들과 발을 맞춰야한다. 또한 그에게 거는 고향 팬들의 기대에대한 부담감도 떨쳐야 한다.

김남일는 "K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다시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끔 하곤 했는데 고향팀에 돌아오니 안정감이 생긴다"며 "선수생활의 계속과 마무리를 동시에 생각하는 시점에서 경기장에서는 물론 경기외적인 모습으로도 책임감이 든다"며 고향에서의 선수생활이 주는 부담감에 대해 숨기지 않았다.

▲등번호 5번, 날개를 달다

김남일은 올시즌 등번호 5번을 받았다. 5번은 그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한국축구가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던 지난 2002년과 원정 16강의 역사를 썼던 2010년 월드컵 모두 김남일은 등번호 5번을 달고 뛰었다. 공교롭게도 아테네 올림픽때 다른 번호를 달고 뛰었다가 부상을 당했던 안 좋은 기억이 있다. 징크스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5번이 김남일에게 큰 의미가 있는 번호인 것은 확실하다.

인천구단 후배들도 이를 알고 있었다. 입단과 함께 5번은 그의 몫이 됐다.

"특별히 5번을 달고 싶다고 요청하지는 않았습니다. 후배들이 알아서 양보해줬죠. 5번을 찾은만큼 올 시즌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남은 건 팀내 젊은 선수들과의 호흡이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그가 최전방 공격수들을 어떻게 도와주는냐가 관건이다.

이에 그는 "프로팀에 온 선수들은 모두 피나는 노력으로 이 자리에 선 선수들이다"고 강조한다.

기술력에 있어서만큼은 더 이상 검증이 필요없다는 뜻이다. 특히 K리그의 수준을 감안할때 아무리 경험이 없는 선수들일지라도 개개인이 갖고 있는 기량은 최고라는 설명이다. 다만 젊은 선수들의 경우 종종 위기에 흔들린다. 김남일의 힘이 필요할 때다. "(내가)뒤에서 묵묵히 조연 역할을 하면서 선수들 하나하나가 본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단점은 보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죠."
 

   
▲ 김남일이 괌 전지훈련 연습경기 후 후배들과 경기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8강 진출, 전 구단 상대 승리

"올시즌 목표는 8위 안에 드는 겁니다. 전 구단을 상대로도 승리하고 싶고요."

김남일이 올 시즌 인천에 큰 선물을 준비한다. K리그 8강 진출이 그것이다. 그는 "어려운 환경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열심히 준비했다"며 "후회되지 않도록 나름대로 준비를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팬들을 향한 바람도 이어졌다.

"인천은 축구선수라는 꿈을 갖게하고 실현시켜준 고향"이라고 말을 연 그는 "인천에서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보낼 수 있게 돼서 저에게는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동안 저에게 보내주신 고향 팬들의 큰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인천 팬들도 전용구장에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인유'에 많은 성원을 보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배인성기자 isb@itimes.co.kr






● 김남일은

●출생 : 1977년 3월14일
●별자리 : 물고기 자리
●띠 : 뱀띠
●신체 : 182cm, 74kg
●혈액형 : B형
●소속팀 : 인천 유나이티드FC ●포지션 : 미드필더
●가족 : 아버지 김재기, 배우자 김보민, 아들 김서우
●데뷔 : 2000년 전남 드래곤즈 입단
●취미 : 여행, 음악 감상
●특기 : 패스웍, 킥
●별명 : 진공청소기
●종교 : 불교
●좋아하는 음식 : 찌개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