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한단계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가 물거품이 돼 버렸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선수위원회 위원 후보로 추천한 이은경(28·한국토지공사·사진)의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기 때문이다.

 선수위원은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IOC 위원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

 전세계의 올림픽 출전 선수들의 직접투표로 8명을 선출하는 선수위원의 자격은 애틀랜타 올림픽이나 시드니 올림픽 참가자로 제한돼 있다.

 한국은 선수위원으로 추천한 이은경이 96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고 시드니 올림픽 출전권마저 놓쳐 초대 선수 위원을 배출할 기회를 놓치게 됐다.

 문제는 KOC의 판단이 현명했었냐는 것.

 후보 추천 마감 시한인 3월15일 KOC는 이은경을 한국을 대표할 인물로 선정, IOC 선수위원회에 통보했다.

 이은경은 당시 99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는 등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었지만 시드니 올림픽 출전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던 상태였다.

IOC가 올림픽에서 선수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맡기기 위해 고안해낸

 그러나 KOC는 선수층이 두터운 한국 양궁의 특성을 무시하고 이미 후보자격을 갖췄던 홍명보(축구)와 김택수(탁구) 등 확실한 후보들을 제쳐놓고 이은경을 추천하는 무리수를 뒀다.

 KOC는 이은경 대신 다른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지 IOC에 질의할 예정이지만 이미 각국이 추천한 선수위원회후보가 확정, 발표돼 한국이 선수위원회에 후보를 교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