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송영길 속내를 털어놓


 

   
▲ 송영길 시장은 박식하고 솔직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장점말고 그의 단점은 뭘까? 28일 인천시청 접견실에서 열린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송 시장이 한·미FTA 등 현안에 관해 소신을 밝히고 있다. /박영권기자 pyk@itimes.co.kr

송영길이 요즘 화제다. "FTA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는 소신 발언으로 사설에까지 오르내리며 오랜만에 보수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반대로 민주당 동료들에겐 '돌출발언', '배신' 등의 따가운 비난을 받았다.

이뿐 아니다. 송도국제도시 영리병원 설치, 수도권매립지 악취 해결, 아시안게임 국비 확보, 굴업도 골프장 조성, 한진 북항 배후부지 개발이익금 산정 등 … . 민감한 현안에 관한 '송(宋)의 진심'을 한꺼번에 쏟아내고있다.

요즘 송영길(49) 인천광역시장에 귀를 기울이면 '시원시원하다'고 한다. 또는 '통쾌'하거나 '조마조마'하다는 등 반응이 제각각이다. 송 시장과의 대화를 긴급히 마련했다.


▲한·미 FTA와 송영길

지난 17일 광주광역시를 찾은 송 시장이 한·미 FTA 비준동의안에 대한 찬성의 소신을 밝혔다. 민주당 인사가 찬성을 밝혔기에 온 국민의 눈이 송 시장에게 쏠렸다. 그리고 21일 민주당 최고회의에서 또다시 입장을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시절 한·미 FTA 당 특위 위원장을 맡으며 남보다 깊은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부터 추진된 사항이기에 이번에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는 것에 의지가 컸다. 그래서 행정인 송영길이지만, 정치인 송영길의 입장을 전달한 것이다.

"민주당에 강행처리가 안된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강행처리를 막기 위해 정책적 내용을 개발을 주문했다", "민주당이 한·미 FTA에 대한 정책적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실패했다. 한나라당은 강행처리유혹에 넘어갔다. 한·미 FTA에 대한 현실이다."
 

   
▲ 28일 송영길 인천시장(왼쪽)과 임용진 인천일보 편집국장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송 시장은 한·미 FTA 비준 동의안 후 지역 경제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지역의 승용차·부품, 기계·금속 분야의 가격경쟁력 제고로 수출증대와 자동차 부품의 미국내 주문자표시생산(OEM) 등장납품기회 확대를 전망했다.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만큼 한·미 FTA로 인한 농업의 피해를 누구보다 잘안다. 이 때문에 '농업의 체질개선'을 주문하는 것이고, 지금이 바로 기회라며 소신을 밝힌 것이다.


▲굴업도 개발, 골프장 조성은 뺀다

송영길 인천시장이 결심했다. 굴업도 관광단지 조성에서 골프장을 빼겠다는 것이다. 자연을 훼손하는 골프장 건설은 막고 마리나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신호탄이다.

야권연합과의 88가지 정책과제 중 하나인 골프장을 뺀 굴업도 개발. 송 시장은 "너무 짧은 기간에 이뤄진 만큼 제대로 소화를 못했지만 친환경개발이라는 확신으로 이와 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C&I레저산업의 '굴업도 오션파크 관광단지 지정신청서'가 옹진군을 거쳐 지난 8일 인천시에 제출됐다. 송 시장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관광단지 개발과 친환경 개발을 놓고 고심했다. "골프장을 제외하고, 숙박시설 등 사업규모를 축소해 훼손면적을 최대한 줄이고 원형녹지를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송 시장의 뜻이 C&I에 전달됐다.

송 시장의 눈은 인천의 마리나 산업을 바라보고 있다. 인천에는 150개가 넘는 섬이 있지만 해양 리조트는 미약하다. 이를 극복하는 단초로 굴업도 관광단지 개발이 시작된다. 이미 왕산에 마리나 시설이 세워지고 있다. 송 시장의 의지로 덕적군도가 대규모 마리나 사업의 중심에 설 날이 머지 않았다.


▲송영길식 외교·외치

송 시장의 어릴적 꿈은 외교관이었다. 이 때문인지 국회의원 당시 외교통상분야에서 활약은 대단했다. 한·미 FTA를 바라보는 전문적인 시각으로 소신이 강하다.

송 시장은 취임부터 외교를 강조했다. 인천의 품에 중국을 안아보자며 이에 맞는 행보를, 한반도의 미래를 걱정하며 한-러 관계의 징검다리를 자임했다. 개성공단에 대한 활성화를 한·미 FTA에서 점쳐본다.

외교와 함께 외치부문에서도 송 시장은 전문성을 발휘한다.

서구 주경기장 국비 확보를 위해 여야를 가리지 않은 행보를 펼친다. 며칠 전 정갑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주경기장에 대한 국비 확보를 부탁하기 위해서다. 김황식 국무총리에게도 도움을 청했고,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재차 인천의 사정을 설명했다. 황우여 국회의원과의 대화에서 '인천' 외에는 아무런 화제가 없다.


▲인천 현안, 해법은

한진 북항 배후부지 개발이익금이 2천618억 원이라고 밝혔다. 기부채납 면적 45만6천411㎡ 중 기반시설 31만2천577㎡을 제외한 가용용지 14만3천834㎡를 인근지역의 실거래가로 환산한 가격이다.

송 시장은 "이익의 사유화에 따른 특혜시비를 차단하고 북항배후지역 활성화로 공공성 확보, 지역간 균형발전을 위해 한진중공업 땅에 대한 용도지역 변경을 결정했고, 이익환원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송도 영리병원(투자개방형 병원)에 대해 송 시장은 "현재 법령개정 없이 추진될 수 없고, 허가권도 중앙정부의 소관인 만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앞서가지 않도록 당부했다"고 밝혔지만 "송도투자유치를 위해 외국인들이 잘 정주할 수 있도록 투자개방형 병원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수도권매립지 악취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서울시와 해결을 위한 실무팀을 꾸렸고, "매립지 사용 연장 여부와 관계없이 수도권매립지 및 주변지역의 획기적인 환경개선을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대담=임용진 편집국장·정리=이주영기자 leejy96@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