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N 인천교통방송 개국 10주년첫 민간출신 박삼봉 본부장
   
▲ 박삼봉 TBN인천교통방송 본부장은 개국 10주년을 맞아 지역의 정서와 정감이 넘치는 방송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이 방송실 앞에서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영권기자 pyk@itimes.co.kr


오전 7시~8시 11.2%, 낮 12시~오후 1시 12.8%, 오후 6시~7시 19.4%, 밤 10시~11시 17%.

'TBN 인천교통방송'(FM 100.5㎒)의 최근 주말 시간대별 청취율은 공중파 방송과 지역민방 프로그램을 크게 웃돈다.

여느 방송이 한 자릿수 청취율을 기록한 데 비해 TBN의 그것은 두 자릿수를 유지하며 인천시민들 속으로 파고들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TBN의 청취율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0%대 수준이었던 청취율이 올들어 20%에 육박하는 것은 첫 민간출신 수장인 박삼봉(62) 인천교통방송 본부장이 오면서 가능했다.

11월30일 개국 10주년을 맞는 TBN 박삼봉 본부장을 만나봤다. 그는 "다양한 생활정보와 지역정체성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방송을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제가 TBN에 온 것이 지난해 5월입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저희 방송을 서울교통방송으로 알고 있는 겁니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었어요. 주파수도 95.1Mhz를 선호하시던 인천분들이 많았지요. 저는 먼저 인천교통방송을 알리는 작업부터 시작했습니다."

박 본부장은 부임하자마자 인천교통공사 등 교통유관단체들과 사전양해각서(MOU) 등을 체결했다. 이후 인천시내 530개 버스정류소 안내기에 인천교통방송 주파수가 홍보됐다.

각 구청이 운영중인 주·정차 단속 LED 전광판 48개와 주요 도로에 설치된 경찰청 운영 대형 LED 전광판 12개소에서도 하루 평균 20만 회 이상의 주파수가 노출됐다. 이후 빠른 속도로 택시와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운전자는 물론이고 인천에서 서울, 경기도로 출퇴근하는 자가용 운전자들도 인천교통방송에 주파수를 고정하기 시작했다.

"인천교통방송의 주 청취자는 4,50대의 블루칼라들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2,30대 젊은이들은 상대적으로 저희 방송을 선호하지 않았지요."

젊은 청취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그는 교통정보와 전문기사 위주의 경직된 프로그램에서 발랄하고 경쾌한 음악프로그램으로 전환한다.

특히 선곡에 있어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신세대음악을 집중 송출함으로써 젊은 청취자 잡기에 전력을 기울인다. TBN의 두 자릿수 청취율은 박 본부장의 열정과 이를 말없이 따르는 직원들의 열매인 것이다.

"인지도와 청취율이 높아지면서 동시에 저희 방송을 듣는 청취자들의 성별과 직업, 연령대가 매우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시작한 추동계 개편은 이런 다양한 계층과 연령층에 포커스를 맞춰 이뤄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TBN은 이제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교통방송을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생명을 살리는 방송'이다.

"교통정보 제공에서 벗어나 교통사고 예방을 통한 교통안전 콘텐츠를 집중 편성했습니다. 시사·오락 코너는 축소하고 대신 안전운전 요령 등 생명 살리기 코너를 확대해 선진 교통문화 정착과 국제도시에 걸맞는 시민의식 함양을 도모하려는 의도입니다."

이와 함께 매 시간(오전 6시~자정) 10분 단위로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10분, 20분, 30분, 40분, 50분에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텐-텐(10-10) 교통정보'를 운영해 교통방송으로 전문성을 강화하기로 한 것입니다. 기존 프로그램의 MC도 대폭 교체했습니다."

월~금요일 매일 오전 7시 방송되는 '출발! 인천대행진'은 젠틀맨 김종윤 아나운서가 새로운 진행자로 나선다. 오후 6시 '달리는 라디오 교통방송입니다'는 멋쟁이 MC 장수정 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아울러 낮 12시 'TBN 차차차'는 MBC TV 미니시리즈 <종합병원>에 출연해 인기를 모았던 탤런트 오욱철 씨가 맡게 됐다.

이런 홍보전략과 아이디어는 박 본부장의 화려한 경력에서 비롯한 것이다. 그는 KBS에서 34년 간 근무한 '방송통'이다. '정성을 다 하는~'이란 슬로건이 그의 작품이며, KBS의 중장기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KBS 정년퇴직 뒤 도로교통공단 비상임이사로 2년 간 근무한 그는 지난해 경찰 고위간부들의 자리였던 교통방송 본부장자리 공모에 응해 당당히 공채로 입사했다.

TBN은 교통전문방송이면서 지역방송이기도 하다. 박 본부장이 지역의 역사문화 콘텐츠에 주목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역밀착형 프로그램 제작은 지역방송의 사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천에서 나고 자라고, 살아가는 분들과의 공감대 형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매일 아침 10시48분부터 4분동안 방송하는 '굿모닝 인천'은 대표적인 지역밀착형 방송입니다. 인천시정과 행사 등 시의 소식을 알려주고 있으며 인천시 산하 10개 구·군과도 MOU를 체결해 구·군 소식과 함께 지역사랑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인천의 옛이름인 '미추홀'을 활용한 다양한 코너도 진행 중입니다. 인천시민들은 TBN 게시판을 통해서도 다양한 소식들을 만날 수 있으실 겁니다."

지역방송도 중요하지만 그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지점은 '정감 넘치는 방송'이다.

"70~80년대 방송이 계도와 교육을 주로 하는 방송이었다면 지금은 사람의 냄새가 짙게 나오는 방송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캠페인성의 방송은 이미 기술적으로 상당히 자리를 잡은 상태입니다. 교통방송이 경찰청 산하라는 사실 때문에 자칫 경직된 조직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겁니다. 하지만 방송은 방송일 뿐입니다. 방송국다운 방송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김진국기자 freebird@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