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스카이72 오션코스 13번 홀'명물코스 떠올라
   
▲ 청 야니의'남의 집'전략. 청은 지난 9일 끝난 미LPGA 하나은행 챔피언십 최종일 13번홀(파 5 500m)에서 14번 홀로 티샷을 보낸 뒤 투온 공략에 성공하며 손쉽게 버디를 잡아냈다.


스카이72 오션코스(파 72·6천652m) 13번 홀(파 5·500m)이 화제의 명물 코스로 떠올랐다.

인천 영종도에 있는 스카이72 오션코스 13번 홀 티박스에서는 최근 플레이어들과 도우미 사이에 작은 실랑이가 벌어지는 일이 잦아졌다.

'나도 한번 청 야니처럼 14번 홀로 쳐보자'는 플레이어와 '안전 상의 이유로 절대 안된다'는 도우미와의 설전이 그것이다.

9일 막을 내린 미LPGA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 마지막날 우승자 청 야니(대만)가 12번 홀까지 최나연(25·SK텔레콤)과 1타차 접전을 벌이던 중 아무도 상상 못했던 기발한 코스 공략으로 티샷을 14번 홀 페어웨이로 보냈던 게 요즘 해프닝의 원인이 됐다.

그린까지 200m 떨어진 그 페어웨이에서 세컨드 샷을 그린에 올려 이글 찬스를 만들고, 이를 완벽한 버디로 마무리했던 플레이가 많은 골퍼들 사이에 화제가 된 것이다.

13번 홀은 하향 경사의 오른쪽으로 휜 도그렉 홀로 14번 홀과 나란히 위치하고 있는데 그 사이에 워터 해저드가 놓여 있다.

정상적으로 티샷을 할 경우 장타자는 IP지점을 지나 중간 워터 헤저드에 빠질 위험이 있고, 오른쪽으로도 워터 헤저드가 있어서 투온 공략이 쉽지 않은 홀로 평가돼 왔다.

하지만 이 홀은 티샷을 14번 홀로 보낼 경우 세컨드 샷 지점이 그린까지 200m 정도 밖에 남지 않아 투온이 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간파한 청 야니가 바로 그 점을 노리고 승부수를 던졌던 것.

그 때문인지 대회가 끝난 후 오션코스를 찾는 골퍼들은 누구라도 할 것 없이 13번 홀만 오면 도우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투온 공략을 위해 14번 홀로 티샷을 날리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얘기가 운동을 다녀 온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대회 후 오션코스를 찾았다는 김모씨(자영업)는 "청 야니의 코스 공략이 워낙 인상적이어서 이곳에 온 김에 나도 투온에 도전해 보려고 14번 홀로 티샷을 날려 봤다"며 "물론 도우미의 만류가 있었지만 오늘 하루는 나도 프로선수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처럼 멋 모르고 14번 홀로 티샷을 했다가는 투온은 커녕 도우미의 잔소리와 함께 보너스로 더블보기 이상의 스코어까지 감수하게 될 수도 있다.

스카이72 관계자는 "청 야니 영향인지 대회 후부터 도우미의 만류에도 티샷을 14번 홀로 일부러 보내시는 분들이 많아졌고, 그 때문에 14번 홀에서 플레이하던 내장객들이 항의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원활한 게임 진행과 안전을 위해서는 절대 해서는 안될 일이긴 하지만 가끔 골퍼들의 소망 중 하나인 '파5 홀 투온 도전' 이벤트 홀로 만들어 골퍼들에게 또 하나의 재미와 만족을 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박정순기자 onegolf@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