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례 분석 …'공생'전환과정·지역사회 변화 연구


 

   
 

<다문화 공생>(최병두·도서출판 푸른길)은 동북아시아 자본주의 국가 중에서 외국인 이주자들의 유입과 증대, 이로인한 단일민족 단일문화에 대한 혼돈을 가장 먼저 경험한 일본의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 과정과 지역사회의 변화를 고찰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표제이기도 한 '다문화 공생'은 일본이 외국인 이주자의 유입 및 정착과 관련된 정책과 담론에서 사용한 핵심 개념으로, "국적이나 민족 등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대등한 관계를 구축하면서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일본의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을 논의하면서 이에 함의된 지리적, 공간적 측면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의 다문화 공생 정책 및 담론은 중앙정부보다 지방정부, 즉 지역사회를 배경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관련 담론의 핵심 주제인 정체성과 시민성 역시 국가 차원보다는 주거에 바탕을 둔 생활 공간을 배경으로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문화 공생에 관한 연구는 그동안 일본 학계 내에서나 우리나라의 연구에서 주로 일본인의 입장에서 이루어지고 있었으나 저자는 대체로 비판적 입장에서 고찰하고자 했다.

우리나라가 다문화 사회로 전환하면서 겪고 있는 일련의 사회 변화에 천착하고 있는 저자 최병두 교수(대구대)의 <다문화 공생>은 일본의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 과정과 다문화 공생 정책에 대한 개관을 시작으로, 일본의 이주 노동자를 중심으로 이들의 유입 배경과 사회공간적 분포 특성 및 지역 차원에서의 문제들을 살펴보고,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다문화 공생 정책의 추진 과정과 그 주요 내용을 지역 차원에서 파악 평가했다.

또한 다문화 공생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 있어 일본 지자체들의 지역적 거버넌스(governance)의 구축과 그 전개 과정을 고찰하고, 외국인 이주자들을 위한 일본 지역사회 단체들의 지원 활동이 갖는 특성과 과제를 검토하고 있다.

나아가 일본에 유입된 외국인 이주자들의 유형별 정체성을 다규모적 접근을 통해 고찰하고 이에 대응하는 일본의 전통적 국가 정체성, 특히 '일본인론'과의 정체성 대립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체성의 정치를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다문화 공생 개념에 함의된 시민성의 개념을 새롭게 재구성할 수 있는 대안적 개념으로 '지구·지방적 시민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저자의 일련의 연구는 다문화 공생의 개념이 일본 사회를 배경으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가에 관한 성과물이라는 것 자체로만으로도 의의를 갖지만 일본과 비슷한 배경, 즉 단일 민족·단일 문화라는 강한 연대감을 지니고 있는 우리나라가 다문화 사회로 전환하면서 직면하게 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368쪽, 2만2천원.
/조혁신기자 choh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