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부는 가을바람에 마음이 살랑인다. 드높은 가을 하늘 등 나들이하기 좋은 시기가 다가왔다. 특히 9일부터 사실상 추석연휴가 시작되면서 짧게는 3~4일, 길게는 7~8일간의 휴일이 이어지게 된다. 조용한 분위기, 멋진 풍치를 자랑하고 있는 경기도내 명소들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 추석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함께 찾아볼만한 곳을 소개한다.

▲숲 울창한 왕릉을 거닐며 숨겨진 보물찾기, 서오릉·서삼릉

고양시에 위치한 홍릉과 유릉은 조선왕조의 마지막 왕이었던 26대 고종(1852~1919)과 27대 순종(1874~1926)이 모셔진 능이다.

홍릉에는 명성황후(1851~1895) 민 씨와 고종이 합장돼 있으며, 유릉은 순종과 순명효황후 민씨, 순정효황후 윤씨의 합장릉이다. 두 능을 합쳐 흔히 홍유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홍릉과 유릉은 조선의 국명을 대한제국으로 바꾸면서 왕이 아닌 황제라는 칭호로 불린 고종과 순종의 능으로, 역대 왕릉과는 달리 중국 황제의 능제를 따라 조성된 독특한 능이다. 문의 문화재청 홍유릉 관리소 031-591-7043.
 

   
▲ 고양시에 위치한 서오릉은 풍수적인 길지에 왕실의 족분을 이룬 것으로 경릉(敬陵)·창릉(昌陵)·익릉(翼陵)·명릉(明陵)·홍릉(弘陵)의 5능을 일컫는다. 이곳에는 5능 외에 명종의 첫째 아들 순회세자의 순창원이 경내에 있으며, 최근 숙종의 후궁 장희빈의 대빈묘도 경내에 옮겨 놓았다. /사진제공=고양시


▲사도세자 향한 '효심' 담은 융·건륭

화성시에 자리한 융건릉(隆健陵, 사적 206호)은 장조(사도세자)와 그의 비 헌경왕후(혜경궁 홍씨)를 합장한 융릉(隆陵)과 그의 아들 정조와 효의왕후를 합장한 건릉(健陵)을 합쳐 부르는 이름이다.

장조는 영조가 마흔이 넘어 얻는 아들로 젊은 나이 당쟁에 휘말려 왕위에 오르지 못한 채 뒤주에 갇혀 생을 마감했다.

아버지의 한을 가슴에 품은 정조는 왕위에 오르자 양주에 있던 아버지 릉을 화성으로 모시고 현릉원으로 칭해 지극정성으로 보살폈다.

용주사를 원찰로 하고, 수원화성을 축조해 현릉원 행차시 머물 곳을 마련했다. 효(孝)가 밑바탕에 깔린 화성 땅은 정조의 정치적 포부를 펼칠 새로운 도시였으며 사후(死後) 정조 자신도 아버지와 더불어 묻힐 피안의 세계였다. 그 외에 화성의 관광지로는 제부도, 궁평항, 제암리 등이 있다. 문의 융건릉 관리사무소 031-222-0142.

▲선현을 추억하다. 수종사 다산길

남양주 수종사는 한강이 몸을 섞는 두물머리를 조망할 수 있는 사찰이다.

청평호에서 피어나는 뽀얀 운무는 새벽녘이면 수종사가 몸을 기댄 운길산까지 자욱하게 뒤덮는다. 조선시대 문인 서거정은 이곳을 천하제일의 명소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수종사는 초의 선사,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가 차를 즐겨 마셨던 곳으로 삼정헌이라는 찻집이 세워져 있다.

운길산에 오르는 트래킹 코스도 인기가 높다.

수종사 인근, 다산유적지 일대는 새로운 걷기 여행길이 조성돼 있다.

다산길 등을 걷다보면 갈대 사이로 팔당댐의 숨겨진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폐선로 위를 걷거나 겨울 한강변을 고독하게 걷는 체험이 곁들여진다. 지난 2009년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실학박물관은 휴식과 관람이 어우러진 따뜻한 공간이다. 문의 남양주시청 문화관광과 031-590-4243.

▲DMZ로 생태관광 떠나요

경기관광공사가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일원에서 운영하는 'DMZ 스토리텔링&장단콩 초콜릿' 생태관광 프로그램도 추석연휴 좋은 시간을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의 생태관광 프로그램들이 명소, 생태자원에 대한 지루한 해설방식으로 진행이 됐다면 이번 프로그램은 지역주민이 직접 스토리텔러가 돼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정감 있는 해설을 펼친다. 더불어 이 지역의 특산물인 장단콩을 활용한 DMZ 초콜릿 만들기 등이 함께 진행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임진각 일대의 전시, 교육, 체험프로그램을 연계 활용해 교육적 기능과 재미의 요소를 결합한 수요자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특히 DMZ 장단콩 초콜릿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은 (주)파주드림푸드와 연계해 지역 내 경쟁력 있는 지역 특산품을 발굴, 홍보·마케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예정이다. 문의 경기관광공사 031-888-5155.
 

   
▲ 남양주에 위치한 수종사 경내


▲호반 따라 달리는 안성의 멋 고삼호수

안성쌀의 찰진 맛의 원천은 너른 호수에 있다.

영화 '섬'의 촬영지였던 고삼저수지는 '육지속의 바다'라고 할 만큼 넓은데다 경치까지 아름다워 평일에도 낚시꾼들이 몰린다. 이른 아침 물안개 피어나는 몽환적 풍광과 물 위에 떠있는 수상좌대가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낸다.

철새들의 보금자리인 금광호수는 월척 포인트로 알려져 있으며 임꺽정과 어사 박문수 이야기의 배경이 된 칠장사와 연계된다.

마둔호수 근처에 자리 잡은 술박물관에서 양조도구와 도자기, 술병과 고서를 구경하다보면 우리 전통 술에 대한 변천사를 한 눈에 파악하게 된다.

청룡호수를 품고 있는 서운면 일대는 거봉포도의 주산지로 과수원 길을 걸으며 추억에 젖어볼 수 있으며, 다양한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남사당패의 본거지인 청룡사는 휘어진 기둥을 가진 대웅전이 볼만하며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태평무공연과 남사당풍물놀이를 감상하면 여행의 즐거움은 더욱 커진다. 문의 안성시청 문화체육관광과 031-678-2492.
/송용환기자 fanta@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