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구 외 
   
 

잠 못 드는 밤이면 본 기자, 옥탑방 평상에 앉아 도시의 야경을 보곤 한다.

다세대 주택 창문에서 낡은 비닐의 빛깔처럼 발현되고 있는 형광등 불빛과 백화점의 화려한 조명, 고층건물 옥상에서 깜박이는 불빛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개밥바라기도 볼 수 있고 달빛도 마주하게 된다.

그런데 그 무엇보다도 본 기자의 두 눈을 눈부시게 하는 빛은 도시 전체를 공동묘지처럼 보이게 하는 교회의 십자가등이다.

눈치 빠른 독자들이라면 본 기자가 뭔 소리를 끄집어내려는지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이번 주에 소개할 책은 한국 종교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있는 <믿음이 왜 돈이 되는가>(김상구·도서출판 해피스토리)이다.

본 기자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꼭 사설을 늘어놓는 버릇이 있는데, 이번에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이 책을 소개하게 된 이유이기도 한데, 얼마 전 '나라와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한 국민운동본부'라는 단체가 '기독교지도자 포럼'을 열었다.

이 포럼은 전광훈 목사와 장경동 목사(이분 한때 개그프로에도 출연했던 분이시던가?)가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았고 조용기, 김홍도, 김삼환 목사 등 개신교 원로들이 대거 참여했다고 한다.

나라와 교회를 바로 세우려는 이 분들의 충정이 정말 감동적이라 본 기자 가슴이 뭉클해진다.

정말 '나라'와 '교회'를 바로 세워야할 지경이지 않은가.

그런데 나라와 교회를 바로 세우시려는 분들이 지난 30일 '장충동족발집'도 아닌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새로운 보수 정당 발기인 대회'를 개최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먹어야 힘이 불끈 솟을 텐데 장충동족발집에서 발기인 대회를 열지않은게 정말 아쉽다.

다시 책 얘기로 돌아오자.

<믿음이 왜 돈이 되는가>에서 저자 김상구는 성스러운 '믿음'을 팔아 천박한 권력을 사는 대한민국 종교계를 고발하며, 종교계의 문제점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종교 법인법' 제정을 주장하고 있다.

기존 종교 비판 서적들과 달리, 역사 조작뿐 아니라 일제 강점기 적산을 통한 한국 개신교의 부흥발판, 소득세법과 부동산실명제 위반 등 종교계의 초법적 지위 향유, 성차별 등 그동안 거대한 권력 앞에서 누구도 거론하기 힘들었던 종교계의 문제들을 과감하게 고발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참, 개신교만 비판하는 거 아니라는 것 유념해주기 바란다.

저자는 먼저 신도가 곧 교회 대출의 담보가 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대형교회들의 은행대출금을 살펴보면 놀랍다. 성남의 H교회 120억 원, 분당 S교회 149억 5천만 원에 달한다.

정말 대단한 금액이다.

금리 6%로 계산했을 때 이자만 연 5∼6억 원이다.

또한 이 책은 종교계의 명의신탁 문제점을 들춰낸다.

명의신탁이란 교회건물, 토지 등 부동산 재산을 교회가 재산등록을 할 때, 예컨대 건물은 교회재단 소유이나 대지는 목사 개인의 소유로 등기되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명의신탁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종부세 면제를 가져오게 된다.

쉽게 말하자면 탈세가 이뤄진다는 뜻이다.

저자는 종교에 종사하는 '전문종교인'들이 세금 징수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도 지적한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납세의 의무를 지는데 이 분들만 세금을 내지 않는 게 이상하다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국민의 80%가 종교인의 소득세 부과에 동의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정부와 정치권에선 이 문제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었다고 한다.

끝으로 저자는 우리나라 종교계가 복지사업 법인 372개, 의료기관 169개, 대학 128개, 교육기관 1천246개 등의 비영리법인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비영리법인의 경우는 민법이나 세법을 통해 세금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반면 혜택을 주는 만큼 사학법, 의료법, 사회복지법 등으로 사회적 책임과 의무사항도 지우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종교단체들은 종교법인을 세워 세금으로부터 자유로운데 이들과 관련된 법조항은 없다며 법 제정을 촉구한다.

이 책 종교에 심취하신 분들이 읽으면 정말 좋을 듯싶다.

책값은 1만8천원으로 다소 비싼데 재밌는 내용이 참 많다.

일독을 권한다.

choh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