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더'재선임 된 조춘구 수도권매립지공사 사장
   
 


"쓰레기를 단순 위생매립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자원화·에너지화를 통해 매립 면적도 줄이고 새로운 에너지원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목표입니다."

지난달 29일 재선임을 통해 취임한 조춘구 수도권매립지공사 사장은 자신감과 확신으로 가득 차 있다. 2008년 첫 취임 이후 3년간 매립지를 둘러싼 갈등과 논란을 다 겪어 온 조 사장은 이미 앞으로 남은 임기에 대한 구상이 다 갖춰져 있다. 치열했던 매립지공사 사장 인선에서 재선임된 배경도 이 같은 업무 이해도와 추진력이 높게 평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매립지 사용 기한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반대 여론이 들끓으면서 그의 짐은 더 무거워졌다. 새로운 3년을 맞은 소감과 갈등 해소 방안을 물었다.
 

   
▲ 지난달 29일 재선임을 통해 취임한 조춘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이 인천일보 기자와 인터뷰에서 차기매립장(제3매립장) 조성공사와 야생화 축제와 국화축제 등을 통해 수도권매립지를 세계적 환경관광명소로 만들 계획을 밝히고 있다. /윤상순기자 youn@itimes.co.kr


▲취임 소감과 재선임 배경은.

- 서울·인천·경기의 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일을 다시 3년간 부여받은 것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

수도권매립지는 수도권 시민 약 2천300만명이 생활 중 발생하는 폐기물을 위생처리하는 곳이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남은 부지에도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것이 내 목표다.

새로운 3년간 이 부분에 집중하고 이에 따른 갈등도 원만이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재선임될 수 있었던 이유는 갈등해소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

현재 수도권매립지를 두고 갈등이 심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새로운 인물이 오면 업무파악만 수개월이 걸린다.

만약 업무파악을 하더라도 주변 얘기에 휘말릴 위험이 있다. 주민들이나 국회의원 등이 매립지 문을 빨리 닫으라고 하지만 정작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문닫으라는 원성이 무서워 흔들리면 쓰레기 대란을 맞을 수도 있다.

지난 3년간 몸으로 부딪혀 얻은 경험이 갈등을 봉합하는 데 원동력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역점 사업은 무엇인가.

- 우선 차기매립장(제3매립장)조성공사를 올해 말에 착공해야 한다. 그래야만 오는 2015년부터 정상적인 매립이 가능하고 쓰레기 대란을 피할 수 있다.

지자체의 이해상관 보다는 국가적인 관점에서 관리되고 지속돼야 한다.

또 단순매립을 탈피하고 폐기물을 에너지화할 수 있도록 '수도권 환경·에너지타운'조성이 정착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동시에 매립이 종료된 제1매립장에 드림파크 경기장(골프장)을 조성 중에 있다.

골프장과 승마·수영장 등을 만들어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 개최를 계기로 세계적 환경관광명소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매립기한 연장을 반대하는 지역여론이 팽배하다. 심각한 갈등을 해결할 방안이 있는지.

- 수도권매립지는 매립 종료기한인 2016년에 매립량이 55%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부지를 2044년까지 활용하지 않고 종료한다면 새로운 부지를 지금쯤은 확보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다.

내가 영구매립을 선언한다니까 직원들이 '큰일이 난다'며 모두 만류했다.

하지만 매립지 사용 연장이 꼭 필요하다.

일례로 얼마 전 큰 수해 당시 엄청난 폐기물을 매립지에서 대부분 수용했다. 만일 매립지가 없었다면 쓰레기 대란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매립지 사용을 종료할 경우 새로운 부지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구하기가 어렵다. 구한다해도 해당 지역을 설득하는 데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 현재 수도권매립지가 겪어 온 갈등을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
사실 주민들이 쓰레기매립장이라는 혐오시설을 반길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대신 혐오스런 시설의 대명사인 매립지를 누구나 한번쯤 찾아오고 싶은 세계 최고의 환경명소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이미 봄에는 야생화 축제, 가을에는 국화축제로 연간 50만명이 방문하는 지역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매립지 속의 공원이 아니라 공원 속의 매립지'로 패러다임을 바꿔나갈 계획이다. 공사의 향후 계획을 관계기관과 주민들에게 이해하는 노력도 계속할 것이다.
 

   
▲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세계적인 청정매립지를 추진하고 있다. 헬기에서 바라본 매립지 주변 전경./사진제공=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보다 더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 정치적인 면과 이해 관계가 얽혀있어 대외적인 부분은 어려운 상황이다. 대신 지역 주민들에게 '매립지가 있어서 좋다'는 인식을 심어주려고 한다.

스포츠 시설 등을 갖춘 복지타운이 조성되면 자연스럽게 매립지를 찾아 여가를 즐기는 모습이 가능하다.
고용 부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현재 매립지는 연간 3만명이 고용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을 우선으로 고용 인원을 늘리고 있다. 골프장이 조성되면 채용 효과는 더 클 것으로 본다.

악취 제거에도 계속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단순히 경제적인 부분만 따진다면 지금과 같은 시설 투자나 고용 부분을 설명할 수 없다.
매립지는 특수한 기관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분이 아닌 장기적이고 국가적인 안목으로 사업을 수행해 나가고 있다.

▲수도권매립지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계획인지.

- 지금껏 매립은 친환경매립이 목표였지만 이제는 바로 묻지 않고 에너지화를 한 뒤에 나머지만 매립하고 있다. 신에너지를 생산하고 매립지 면적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3매립장은 시간 내 반드시 착공할 것이다. 쓰레기 대란을 피하기 위해선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사업 진행과 갈등 봉합을 동시에 진행해야만 기한을 맞춰 결국 주민들에게 혜택을 돌려줄 수 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이제 쓰레기로 신재생에너지를 만든다. 폐기물은 더이상 쓰레기가 아닌 또 하나의 자원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과 녹색기술력으로 세계 최고의 관광명소를 만들 계획이다.

매립지가 혐오시설이 아닌 필요로 인해 우리 주변에 있어야 할 시설로 인식해 주길 바란다.
/강신일기자 ksi@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