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쉬운 과학실험'통한 교과서 개념 정립


 

   
▲ 달걀이 보여주는 화학과 물리의 세계=기젤라 뤼크

<달걀이 보여주는 화학과 물리의 세계>(글 기젤라 뤼크, 그림 페터 가이만·푸른길)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고 먹는 직경 4cm 달걀에 숨겨져 있는 과학의 세계를 보여주는 책이다.

달걀은 '과학 실험'이 실험실에서, 다루기 힘든 실험 기구를 가지고, 골머리를 쓰면서 해야 하는 어렵고 재미없는 일이라는 선입관을 깨 줄 수 있는 만만한 재료다.

저자는 달걀이라는 평범한 재료를 선택함으로써 어려울 것만 같은 과학 실험을 일상 속으로 끌어왔다. 게다가 실험 방법은 너무 쉽고 간단해서 하찮게 여겨질 정도이다. 달걀을 삶거나 프라이를 한다, 그 위에 소금을 뿌린다, 삶은 달걀을 소금물에 넣어 보거나 껍질을 까서 병 주둥이에 올려놓는다, 날달걀을 깨뜨려서 흰자와 노른자를 나누고 흰자를 뜨거운 물 속에 넣거나 거품기로 저어 거품을 낸다, 노른자와 기름을 섞기도 하고 노른자를 터뜨려 달걀 속에 들어 있는 것들을 입으로 불어낸다.

이렇게 간단하게 한 실험이지만 결과를 정리하고 분석해 주는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과학 교과서의 주요 개념이 저절로 머릿속에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저자는 실험 결과를 정리·분석하고 실험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실험의 결과와 같은 일이 실제 우리 삶 속에서 나타나는 예를 보여 줌으로써 자연 과학과 실생활이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새롭게 깨닫게 한다.

단백질의 응고는 반숙 달걀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단백질은 열이 가해지면 단백질 본래의 특성을 잃어버리고 응고된다. 따라서 단백질로 구성된 어떤 물질을 통해서도 열을 가하면 단백질이 변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 예로, 고기를 불에 구우면 단백질 본래의 특성을 잃고 돌이킬 수 없이 단단해지는 것을 들 수 있다. 피부도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어서 피부에 화상을 입으면 상당수가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가져온다.

이 밖에도 책에는 요리 잘하는 법, 양치하는 법, 신선한 달걀을 고르는 법 등 실생활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실험이 들어 있다. 뿐만 아니라 알코올 중독이나 전자레인지에서의 폭발 같은 경고성 실험 내용도 들어 있어 과학의 실용성을 확실히 깨닫게 한다. 더불어 책에 등장하는 독일의 부활절 행사나 음식 이야기 등을 통하여 독일의 문화를 과학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즐거움이 보너스로 다가온다. 144쪽, 1만원.

/조혁신기자 choh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