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 주관
   
▲ 박람회를 찾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인하대학교 이익모 입학처장으로부터 입시 설명회를 듣고 있다.


대학입학을 꿈꾸는 인천 고등학생 3천여명이 운집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귀를 세우고 눈을 부릅떴다. 자신에게 꼭 맞는 대학이 있으리란 기대와 희망이 장내를 가득 채웠다.
인천에선 처음으로 24일 인천 가천의과학대에서 '대학진학 박람회'가 열렸다. 규모나 방식에서 여느 대학입시 설명회와는 전혀 다른 자리였다.
4년제 대학 40곳이 한 자리에 모여 학생들을 맞았다. 지난해 12월 인천시교육청이 인천 인화여고에서 연 대학입시 설명회 때 참여대학이 6곳뿐이었음을 생각하면 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졌다.


   
▲ 인천시 교육청이 주관하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가천의대, 인천일보가 후원한'2012 대입 수시대학 입학박람회'가 24일 인천 가천의과학대에서 열렸다. 박람회를 찾은 학생이 진학상담 고교교사와 맞춤형 상담을 하고 있다. /윤상순기자 youn@itimes.co.kr
▲ 첫 대규모 진학박람회, 학생·학부모 관심 집중

박람회에선 40개 대학들이 각자 강의실에 공간을 마련해 입시요강을 설명하고 학생·학부모들과 1대1 상담을 진행했다. 내달 1일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시작으로 본격화되는 수시모집의 응모방법, 특징에 대한 설명부터 학생별 적성파악, 학과 선택방향 등 심층적인 상담이 이뤄졌다.

인천시교육청 진로·진학상담센터 '마중물'에서 일하는 현직 교사 50명도 나섰다. 대학들의 설명·상담회와 별도로 학생·학부모와 1대1로 상담했다.

대학입시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파악에서부터 시작된다. 장래희망과 비전은 물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과 잘 못하는 것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대학의 입시전형이 다양해질수록, 수시모집 비중이 높아질수록 '맞춤형' 전략의 중요성이 커진다.

학생·학부모들은 학생생활기록부와 평소 특기적성 활동, 수능 모의고사 성적 등에 바탕해 전문 상담교사들과 얘기를 주고 받았다. 목표로 설정한 대학과 전공이 자신의 상황과 맞아떨어지는지, 그렇다면 남은 기간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빠짐없이 점검하는 모습이었다.

박람회에 쏠린 관심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480명으로 한정된 1대1 상담 사전접수는 지난 17일 접수시작 8분 만에 마감됐다. 사전접수를 못한 학생들은 박람회 시작 두 시간 전부터 현장접수 창구 앞에 줄을 서 북새통을 이뤘다. 창구에서 시작된 줄은 행사장인 가천의대 강의동 바깥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시교육청은 당초 120명으로 예정했던 현장접수 인원을 250명까지 늘렸다. 1대1 상담인원을 포함해 이 날 박람회장에는 학생 3천여명이 모여들었다.

▲ 대학입시 다양화, '입시전략' 갈수록 중요

학생·학부모들의 뜨거운 관심은 점점 더 복잡해지는 대학입시 전형 때문이다. 한 번의 수능시험으로 사실상 당락이 결정됐던 과거와 달리 수시모집을 중심으로 대학입학의 방법이 다변화되면서 준비하고 따져봐야 할 것이 많아졌다.

국내 대학들의 수시모집 정원은 올해 전체 입학정원의 62.1%에 이른다. 38만2천773명 중 23만7천640명이 수시모집 인원이다. 수시모집 비중은 2009년 이미 전체의 절반을 넘어 해마다 늘고 있다. 대표적인 수시모집 형태인 입학사정관제 전형 모집인원도 2008년 4천500명에서 올해 4만1천250명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대학입학 전형에 비해 인천에서 입시설명회가 활성화되지 않은 점도 이번 박람회에 많은 학생·학부모가 몰린 이유다. 인천에선 많아야 5~6개 대학이 참여하는 입시 설명회가 드문드문 있었을 뿐 대규모 박람회는 한 번도 없었다.

시교육청 류석형 장학관은 "학생 입장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결국 자신의 위치에 대한 진단과 적절한 대학·전공의 선택"이라며 "1대1 심층상담에 초점을 둔 이번 박람회가 그래서 더 호응을 얻었다고 본다. 앞으로 남은 정시모집과 향후 대학입시에선 더 많은 학생들이 궁금증을 풀도록 박람회를 확대해 하겠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내년 2월 말까지 진행되는 2012학년도 대학입학 전형기간 동안 진로·진학상담센터 마중물을 중심으로 학생 입학상담을 계속해 가기로 했다. 오는 12월엔 이번 박람회와 비슷한 규모로 정시모집 입학박람회를 열 계획이다.

이번 박람회는 시교육청이 주관하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가천의대, 인천일보가 후원했다.

/노승환기자 beritas@itimes.co.kr


 

   
▲ 대교협 이영남 전문위원

■ 인터뷰 / 대교협 이영남 전문위원

"확실한 '자기진단''철저한 준비 필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지원팀 이영남 전문위원은 학생들에게 '철저한 준비'를 다시금 강조했다.

이 위원은 "각 대학별로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대부분 확정됐지만 일반 수시모집 전형은 아직 세부적인 내용이 발표되지 않았지요. 일단 기본적인 방향을 확실히 잡는 게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 진로·진학지원센터 '마중물'에도 몸담고 있는 이 위원은 24일 대학진학 박람회에서 직접 학생들과 1대1 상담을 벌였다. 이 위원은 지금 시점에서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과제는 학생의 '자기진단'이라고 했다.

이 위원은 "대학의 다양한 전형 중에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명확히 알아야 해요. 그러려면 자기가 수능에 강한지, 학생부 성적이 비교적 더 좋은지, 논술을 잘 하는지 등을 빨리 파악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런 박람회가 필요한 것이죠"라고 설명했다.

올해 대학 수시모집에선 지난해보다 전형 수가 32% 가량 줄었다. 지나치게 많은 전형에 따른 혼란을 줄이겠다는 정부방침에 따른 변화다. 하지만 수시모집제 도입 취지 자체가 다양한 학생선발에 있는 만큼 학생 입장에선 살펴봐야 할 게 많다.

이 위원은 "대학입학 전형의 다양화는 하나의 시대적 추세"라며 "학생 입장에선 대학수학능력시험 외에 다른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커졌지만 그만큼 입시전략을 세우긴 어려워진 셈이에요. 맞춤형 전략을 찾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시교육청 마중물 센터는 8월 초쯤 인천 각 고등학교에 대학별로 확정된 수시모집 계획과 대비전략 자료집을 배포할 계획이다. 아울러 순서를 정해 센터 상담교사들을 각 학교로 보내 이번 박람회보다 한 층 심층적인 학생상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위원은 "오는 12월엔 시교육청 차원에서 이번 박람회와 비슷한 규모로 정시모집 설명회와 상담행사가 예정돼있습니다.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택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길 바랍니다"고 말했다.

/노승환기자 beritas@itimes.co.kr


● 박람회 참여대학 = 가천의대, 경원대, 인천대, 아주대, 한국외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가톨릭대, 울산과기대, 동국대, 한양대, 중앙대, 숭실대, 성균관대, 한서대, 국민대, 명지대, 중원대, 덕성여대, 숙명여대, 한성대, 강남대, 건국대, 광주과학기술원, 남서울대, 단국대, 부산대, 경기대, 서울여대, 순천향대, 상명대, 성결대, 성공회대, 인하대, 평택대, 포항공대, 한신대, 협성대, 광운대, 동덕여대.


 

   
▲ 인천여고 최열음 학생

■ 인천여고 최열음 학생

"간호사 꿈에 한 걸음 더"

인천여고 3학년생인 최열음 양은 간호사 지망생이다. 어릴 때부터 간호사를 꿈꿔왔다고 했다.

24일 '2011 대학진학 박람회'에서 만난 최 양은 "막상 대학입시가 코 앞으로 다가오니까 설레이기도 하고 조금 두렵기도 해요. 남은 기간 더 열심히 해야죠. 원하는 대학에 꼭 합격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최 양은 수시모집 논술중심 전형을 준비하고 있다. 고교 3년 동안 학생생활기록부 성적을 꾸준히 관리해왔지만 확실한 합격을 위해 논술시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학교친구 4~5명과 만든 공부모임에서도 논술대비에 신경써왔다고 했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논술대비반 수업을 꾸준히 들었어요. 학원도 다녔고요. 제가 지원하려는 간호학과는 자연계열이라 논술시험을 잘보면 상대적으로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최 양은 올 11월 10일에 치러질 대학수학능력시험도 볼 계획이라고 했다. "간호학과가 있는 대학 중 의대가 있고 부속병원을 갖춘 대학에 가려고 보니 대부분 수능 최저기준을 두고 있더라고요. 수능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노승환기자 beritas@itimes.co.kr


 

   
▲ 최열음 학생 어머니 이현경 씨

■ 최열음 학생 어머니 이현경 씨

"대학입시 준비에 큰 도움 돼"

인천여고 최열음 양의 어머니 이현경씨는 "대학입학 전형이 워낙 많고 복잡해서 걱정이 컸는데 이런 박람회가 열린다고 해서 너무 반가웠죠"라고 했다.

이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딸 최 양과 함께 오는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대학입시 설명회에 갈 계획이었다고 했다. 그러다 우연히 박람회 소식을 듣고 24일 딸을 데리고 가천의과학대를 찾았다.

이씨는 "보통 입시 설명회라고 하면 앞에서 대학 관계자가 설명하고 학생과 학부모는 듣는 식이잖아요. 그런데 여기 박람회는 교사분들이 1대1로 상담해준다고 하더라고요. 대학입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했던 참에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최 양의 옆에 앉은 이씨는 딸의 합격을 기원했다.

이씨는 "올해 초 딸이 고 3이 됐을 때에만 해도 두려운 마음이 앞섰죠. 대학입학이란게 사람의 일생을 좌우하는 중대사잖아요. 뒷바라지한다고 했는데 돌아보니 많이 부족했네요. 딸이 꼭 원하는 대학에 가서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좋은 간호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했다.

/노승환기자 berita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