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 칼럼 ▧


 

   
 

하이드파크(Hyde Park)는 영국을 대표하는 시민공원으로 런던시내 복판에 자리잡고 있다.
찰스 1세가 공원으로 꾸며 1637년부터 일반에게 개방한 이 공원엔 주말마다 스피커스코너(Speaker's Corner)가 마련된다.
누구나 자신의 연단에 올라 어떤 이야기든 할 수 있고 토론도 벌일 수 있는 자유로운 연설의 장이다.
전 세계 여행자들이 꼭 한 번은 들러가는 관광명소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지난 해 상하이엑스포를 통해 지구촌에 중국의 저력을 보여준 상하이 루쉰공원엔 영어거리가 조성돼 있다.
일정한 시간에 영어를 연습하고 싶은 일반시민은 물론 중국인과 교류를 원하는 외국인들이 함께 영어대화를 나누는 장소다.
'말하기 영어'를 연습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자 다양한 문화와 인간이 만나 인연을 맺는 용광로 구실을 해내고 있다.
요즘 유럽은 한국 아이돌 음악에 의한 '한류 열풍'의 또 다른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그 '약발'이 언제까지 어떤 형태로 먹힐지는 예측불허다.
국내 언론의 '한류 열풍 띄우기'가 부풀려진 것이고, 특정 연예기획사의 치밀한 홍보전략에 의한 결과라는 부정적 평가를 감안하더라도 일단 유럽에서의 한류 열기는 엄연히 실재하는 '사실'인 것 만은 확실해 보인다.
'대한민국의 심장, 경제수도 인천!' 비전을 내걸고 출범한 송영길 인천시장의 민선 5기 인천시정이 출범 1주년을 맞았다.
그 동안 제물포스마트타운 조성, 비전기업 1천개 육성,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연계한 뷰티도시 건설 등 숱한 시책이 쏟아져 나왔다.
인천의료관광재단 설립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문화·관광산업 육성을 꾀하려는 시책도 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된다.
장기적 안목에서 공감되는 측면도 많지만 지역이 간절히 원하는 단기적·실질적 성과를 얻기엔 한계가 많다는 평가도 적잖다.
도시의 발전을 대규모 개발과 자본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몇 가지 구상을 제안해 보고 싶다.
우선 외자 유치가 지지부진한 송도국제도시를 예능 꿈나무들의 오디션 공간으로 특화시키는 안이다.
후보지는 송도국제업무단지 내 스트리트형 상업시설인 '커낼워크'나 센트럴파크 혹은 롯데쇼핑타운이 들어설 송도컨벤시아 부근이 좋을 것 같다.
예능에 꿈을 지닌 청소년은 물론 평범한 시민, 그룹 등이 주말마다 몰려들어 자유스럽게 끼와 재능을 발산하도록 '있는' 공간을 열어만 주면 된다.
사람이 몰리는 집객 효과만으로도 송도국제도시는 활기를 찾게 될 것이다.
방송사나 연예기획사들이 '재목'감을 발탁(헌팅)하는 국내 최고의 명소로 발돋움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이드파크 스피커스코너처럼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인천시내 공공장소를 일반에 개방하는 방안도 좋겠다.
인천에 사는 외국인은 전체 주민등록인구의 2.5%인 6만9천350명(올 1월 기준)에 달한다.
유학생, 외국인근로자, 결혼이민자 등 유형에 따라 고충도 많고 할 말도 많을 것이다. 이들과 교류를 원하는 내국인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름이야 '영어마을'이건 '영어거리'이건 '국제거리'이건 무슨 상관이겠는가.
인천이란 공간에 살면서 대화를 나누고 교분을 쌓을 수 있는 마당이 열린다는 점이 중요하다.
인천시는 오는 8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참석하는 '2011 세계모의유엔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니 국제연합(UN) 산하 8개 기관이 입주해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사 마당이나 인근 전통공원을 인천의 스피커스코너로 활용해 볼만 하다.
경인아라뱃길의 관문인 경인항에 인천시 서구가 조성하는 정서진 상징조형물 조성 예정지도 좋은 후보지다.
국내외 대자본 유치에도 힘써야 겠지만 시민들의 창의적 발상과 아이디어를 수렴해 시책으로 활용한다면 효과도 높이면서 더 많은 시민들로부터 박수 받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