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우경기본사 경제부장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너도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중략>…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고 푸른동산 만들어/알뜰살뜰 다듬세…'(새마을노래 가사)
70년대 농촌에서 살았던 사람들이면 누구나 새벽부터 마을 확성기에서 울려퍼지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아침 단잠을 깼던 기억이 날 것이다. 또 이 노래를 들으면서 마을 앞길을 청소하던 추억도 있을 것이다.
새마을운동은 '잘 살기 위한' 운동으로 1970년 4월22일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제창됐다. 근면·자조·협동을 기본정신으로 한 이 운동은 농촌의 근대화,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 의식개혁을 그 목표로 했다.
이 운동은 단기간에 낙후되어 있던 농업경쟁력을 향상시켰고 시민들의 자율적인 참여를 통해 자신감과 공동체 의식, 자발적 참여의식을 회복시킬 수 있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행정기관의 주도로 진행됐고 유신독재의 바탕으로 진행되고 제5공화국 이후의 정치적 영향 행세 등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이 운동을 기반으로 한 새마을사업은 결국 급격한 농촌사회 붕괴와 도시빈민을 낳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요즘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뉴타운사업에서 새마을사업의 어두운 면을 보게 된다. 뉴타운(New Town)을 직역하면 새마을 아닌가.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혀서 뉴타운을 만드세.
한때 지정만되면 '로또대박'이 날 줄 알았던 이 사업은 오도가도 못하는 진흙탕속에 갇혀 버렸다. 조합설립조차 이뤄지지 못한 곳도 많고, 주민반대로 이미 취소되는가 하면 사업을 진행하더라도 다른 방향으로 전면 재수정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다.
이 사업이 이렇게 전락하게 된 이유를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하락과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라고 꼽는다.
이 사업은 민간인이 조합을 구성해 토지를 내놓으면 건설사가 공사비를 부담해 아파트를 건설하고 이후 분양을 통해 이익을 남긴다. 그러나 부동산침체로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 조합원 분담금은 늘어나고, 보상금도 시세보다 떨어지게 된다. 이에 주민들 간의 찬·반 갈등,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으로 사업이 늦춰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늘리고 있어 수도권 아파트가격이 하락하게 된 것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도가 지난 10일 김포양곡지구의 뉴타운사업을 철회했다. 주민들이 사업추진을 원하지 않아 더이상 원활하게 진행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지구는 2009년 4월 사업지구로 지정됐다. 당시 주민들은 재정비로 부동산 가치를 높이고 편의시설을 유치한다는 기대감을 가졌지만 부동산경기가 위축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결국 김포 양곡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이 지난 10일자로 해제되고 도보에 고시됐다.
뉴타운지구 지정취소는 군포 금정, 평택 안정, 안양 만안에 이어 네 번째다. 도내 12개시 23개 지구에서 이 사업이 추진됐지만 이번 취소로 현재 뉴타운지구는 11개시 19개로 줄어들었다. 나머지 19개 뉴타운지구에서 사업이 수월하게 진척된다고 보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 사업이 수렁에 빠진 이유는 알맹이가 빠진 채 사업을 둘러싸고 이해당사자들의 이권만 남은 껍데기 개발방식으로 전락했기 때문이 아닐까. 거기다 이 문제를 정치적 방향으로만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일부 전문가들은 이 사업을 통해 개인이 무시되고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지적받는 새마을사업의 어두운 면이 다시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이 사업을 통해 또다시 지역공동체사회 붕괴와 도시빈민 양산 등 개발에 따른 총체적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 사업을 들여다 보다 70년대 도시개발속에 소외되고 무력할 수밖에 없었던 인간성을 표현한 한대수의 '옥이의 슬픔'이라는 곡중 한구절이 떠오른다. '거대함과 위대함을 자랑하는 그 집의 이층방 한 구석에 홀로 앉은 소녀야 아아 슬픈 옥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