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에 미치는 영향 고찰 등 사회적 공론장 형성 초점


 

   
▲ 황해문화=새얼문화재단

올 벽두, 전격 열린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의 이른바 'G2 정상회담' 은 많은 사람들에게 그 내용 자체보다 그 형식에서 '마침내 올 것이 오는구나'라는 충격 아닌 충격을 준 상징적 사건이었다. 1990년대 이래 20년 동안 세계무대의 패권의 자리를 지키던 미국이 그 자리를 홀로 지키기 못내 버거워 중국을 청해 불렀다는 사실, 이로써 중국은 공공연하게 미국이라는 낡은 제국과 독대하는 새로운 슈퍼네이션으로 부상하기에 이른 것이다. 아직 중국이 제국의 반열에 오른 것은 아니지만 언제나 제국(들)의 가혹한 존재감 아래서 운명의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우리 입장에서는 세계 2강으로 귀환하는 중국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황해문화> 71호는 이런 상징적 사건이 향후 세계와 아시아, 그리고 한반도의 상황에 어떤 의미를 던지는가를 차분히 고찰, G2의 개념정립과 형성배경, 이후 세계관계의 문제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는 특집을 준비했다.

이번 호 특집 '차이메리카, G2시대를 가는 법'은 미중회담 이후 G2의 대두와 함께 변화될 세계구도에 대한 사회적 공론장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데에 문제를 초점을 맞췄다. 백원담(편집위원·성공회대학교 중어중국학과 교수)의 'G2시대와 다원평등한 세계재편의 향도'는 총론에 해당하는 글이다. 백 교수는 이 글에서 중국의 부상이 아메리칸 드림, 혹은 팍스 아메리카나를 대체할 새로운 세계상을 가시화할 수 있는가와 중국경제가 비자본주의적 발전의 길을 보여줄 수 있는가 문제를 제기한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의 G2로의 부상에 대한 다섯 개의 관점, 즉 중국위협론, 현실주의론, 팍스 시니카론, G2 회의론, 그리고 다원적 관점들을 두루 소개하고 중국 내에서의 해당 논의들을 정리하고 있다. 그는 결론적으로 중국은 아직 G2의 자리를 기꺼이 차지할만한 내외적 여력이 부족하고 무엇보다 팍스 시니카로서의 권위를 부여받을 만한 새로운 가치지향을 갖지 못하고 있으며 민주화, 문명화의 정도에서도 아직 그만한 자격을 갖지 못한 상태라고 바라본다.

반면 중국의 대표적 신좌파 지식인으로 문명을 날리고 있는 왕후이(汪暉, 칭화대학 교수)는 '중국굴기의 경험과 도전'에서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중국 현대사의 역사적 경험과 역량이 새로운 대안적 세계를 이끌 수 있는 지위를 중국에게 부여하고 있음을 설파한다. 그가 내세우는 중국의 역사적 경험들이란 독립자주적인 사회(주의)발전의 경험, 이론과 실천의 부단한 상호조회를 통한 자기조정능력, 중국인민들의 주체적 능동성, '중성화 국가'라 부르는 중국국가의 계급적 중립성들을 가리킨다. 중국이 가진 이런 적극적이고 긍정적 자질들이 신자유주의의 쇠퇴, 대의제 민주주의의 형식화, 미국 지위의 하락, 환경 생태 중요성의 증대 등 그가 '1990년대의 종언'이라고 부르는 세계사의 변환기에 중국의 세계사적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안병진(경희사이버대학교 미국학과) 교수는 G2 현상을 네그리적 의미에서의 네트워크제국의 중심에 서고자 했던 미국의 욕망이 타격을 입은 뒤에 형성된 과잉의식의 결과로 본다. 박정진(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HK연구교수는 'G2의 대두와 일본의 변화'를 통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지위 강화에 의해 가장 심각한 영향을 입는 국가일 것이 분명한 일본의 동요상을 적실하게 보여준다. 지난 20년 동안 정체와 쇠퇴의 길을 걸어온 일본과 욱일승천의 기세로 세계무대의 강자로 올라선 중국의 역전된 비대칭성에 흔들린 일본은 2000년대 초 고이즈미 정권에서 제출한 동아시아공동체론에서 민주당의 하토야마, 간 나오토 정권의 '능동적 평화창조국가론'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미일동맹과 중국의 부상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아시아 질서 사이에서 끝없이 동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김진석(편집위원·인하대학교 철학과) 교수의 '부풀려진 진보와 좁혀진 진보',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등 아랍권을 휩쓰는 민주화 열풍을 짚어본 김효정(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원) 선생의 '아랍 민주화혁명, '아랍의 봄'은 올 것인가?' 등 <황해문화> 71호는 풍부한 시사 읽을거리를 담고 있다. 409쪽.


/조혁신기자 mrpen@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