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가요 씨


 

   
 

일자리를 찾는 결혼 이주 여성들은 편견에 시달린다. 결혼을 하려고 한국에 들어왔으니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다면 굳이 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시선이 따라온다. 하지만 직업은 이들이 경제력을 갖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잡기 위한 수단이다.

스즈키 가요(48·여·일본)씨는 "일을 갖고 난 뒤 삶이 확 달라졌다"고 말했다.

중·고등학생 세 아이의 엄마인 그는 일본어학원에서 원어민 강사로 4년째 일하고 있다. 그 전까지 집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데 몰두했지만 우연히 아는 사람 소개로 일자리를 갖게 됐다. 그 뒤 가요씨는 학원에서 보는 10대 학생들을 통해 자신의 아이들과 가족들을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쉬는 시간이면 아이들이 자기 이야기를 해요. 그 또래 아이들이 갖는 고민이나 관심거리, 사춘기 등을 들으면서 참 기뻤어요. 이런 얘기를 몰랐다면 전 제 아이들이 유별난 줄 알고 걱정만 했을거예요."

그는 10대 학생들이 보편적으로 갖는 사춘기와 학교 생활, 선생님 이야기 등 이 모든 것이 사회 생활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익혀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연수구청에서 하는 상담사 고급반 과정을 듣고 있다. 아이들과 남편, 주변 이웃들과 마음 터놓고 얘기하기 위해서다.

"태어난 곳은 일본이지만 일을 시작하면서 한국사회의 진정한 구성원이라 생각하게 됐어요. 살고 있는 곳에 애정도 듬뿍 생겼답니다." /유예은기자 yum@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