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나는 일터'부천 늘해랑 만두'노인 직원들
   
▲ 부천오정구노인종합복지회관에서 시행중인 창업형 사업인 만두전문점'늘해랑 만두집'./사진제공=부천오정구노인종합복지관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134의 7 수정상가 1층 '늘해랑 만두집'. 오전 11시부터 만두집에 출근한 방정숙(75), 김부자(74), 인경희(64) 할머니 3명은 점심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주방에서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10여평 정도의 이 가게가 노인 12명이 일하는 노인들의 희망의 일터이다. 부천오정구노인종합복지관(관장 박노숙)은 어르신들의 사회활동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부천시로부터 2천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노인들의 창업형 사업인 만두전문점 '늘해랑 만두집'을 지난해 12월 10일 개업했다. 고기만두, 왕만두 등 각종 만두류와 떡볶이, 만둣국, 떡국을 2천~4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건강한 노인인력을 전문조리사로 양성해 노인에게는 사회적 노동을 통한 소득창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이다.

또 노인들이 직접 손으로 빚은 만두를 지역사회에 저렴하게 판매함으로써 주민들의 활기찬 외식문화와 윤리적 소비를 이끌어가는데 큰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노인 인력 3팀이 격일제로 10시간씩 근무한다.

보수는 시급 4천320원으로 월 30만~35만원 정도이다.

현재 하루 2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가격파괴형 음식을 판매하고 오픈한지 두달 정도된 가게치고는 꽤 괜찮은 수입이다.

계속해서 홍보를 하고 있으니 수입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노인들은 일하는 기쁨에 흠뻑 빠져 있다.
 

   
▲ 늘해랑 만두점 근무하는 노인직원들이 전수희(오른쪽) 부천오정구노인종합복지관 주임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3대1의 경쟁률을 뚫고 늘해랑 만두집에 배치된 노인들은 노인일자리사업 전문매장 현장교육과 매장운영 교육, 이론교육, 메뉴교육을 받고 현장에 배치됐다.

실제 이들은 부천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하며 창업형 노인일자리사업의 모델이 되고 있는 부천시 원미구 소재 해담 두부전문점에서 실습 교육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오늘도 하루 매출액 33만원, 연 매출액 약 1억원 달성을 목표로 정해놓고 신바람나는 일터를 만들어 가고 있다.

"나이 많은 저희들이 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좁은 일터지만 우리에게 노년의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팀장을 맡고 있는 방정숙 할머니는 얼굴에 훤한 미소를 띠고 정성껏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다보니 힘이 들지않고 더 젊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연신 노인들을 배려해주고 일자리를 주어서 감사할 뿐이라는 방 할머니는 "정성껏 만두를 빚어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있으니 많이 이용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리사회가 직면한 노인들의 일자리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홀몸노인 세대 증가, 노인 빈부격차 심화, 노인 학대와 자살 속출 등 고령사회의 어두운 면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노인일자리 사업이 지방자치단체별로 크게 확대되고 있고 복지관에서 다양한 노인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천오정구노인종합복지관에 추진하고 있는 노인일자리사업이 노인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창업형 사업인 늘해랑 만두집 이외에 교육형 사업으로 '한울선생님'과 '건강지킴이'가 있다. 한울선생님과 건강지킴이는 지역사회 아동교육기관에 전문능력을 갖춘 강사를 양성·파견하여 아이들에게 학습과 인성교육을 제공하고 1세대 노인과 3세대 아이들의 교류를 도모하기위해 80명의 노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또 복지형 사업으로 거동불편 노인의 가사지원 및 일상생활 지원의 '실버홈케어'에 50명이, 장기요양기관 이용자 일상생활 및 기능회복 지원인 '행복보듬이'에 14명, 건강지압 및 마사지 활동인 '수지사랑'에 14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 노인대상 일반정서 상담 및 동년배 성상담 활동인 '실버가운슬링'에 8명, 노인우울증 및 자살예방 상담 및 사례발굴인 '노인생명돌보미'에 20명, 노인확대 예방활동의 '노인학대지킴이' 사업에 15명의 노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사업에 참여하는 노인들은 월 36시간 이상 만근시 20만원 상당의 보수를 지급받고 있다.

오정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또 시장형 사업으로 '행복충전나눔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지역사회 내 재활용이 가능한 물품들을 수거하고 기증받아 필요로하는 지역주민들에게 재 판매하는 재활용품 판매상점이다.

점원들이 친환경 제품(세탁비누, 아크릴 수세미 등)을 직접 제작, 판매함으로써 지역사회 내 환경 및 자원보호에 앞장서게하는 재활용품 및 친환경용품 유통사업이다.

이곳에는 10명의 노인들이 월 30시간 이상씩 근무하고 있다.

단순히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돈만 벌어가는 사업이 아니라 노인들에게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노인일자리 창출사업이 '늘해랑 만두집' 오픈을 계기로 더욱 확대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오정구노인종합복지관 전수희 주임은 "매장이 장사를 통해 많은 수익을 얻는 공간이 아니라 노인들에게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삶의 또 다른 터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며 "윤리적으로 착한 가게이기 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이용해주고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천=오세광기자 sk816@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