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계획보다 둔덕 높이·토질 부족 … 보완 지적 나와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와 서부지방산업단지 사이 차단녹지 조성을 바라보는 주변의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제적 금융·레저도시와 전통 산업단지를 가를 녹지축 조성 계획이 차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와 인천서부지방산업단지 사이에 조성될 예정으로, 가조성된 차단녹지축 전경. 청라지구 아파트 단지 2층에서 녹지축 너머의 공단이 훤히 보일 정도여서 입주 예정자들과 공단 입주기업들 사이에 차단 효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지적이다. /박영권기자 pyk@itimes.co.kr


15일 LH와 서부산단관리공단, 청라지구 아파트 입주민 등에 따르면 청라지구 동북 방향의 골프장과 서부공단 사이에 조성될 녹지축은 폭 60m·높이 4~6m 규모의 둔덕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둔덕엔 키 5m에 어른 가슴 높이의 나무 두께가 12㎝ 쯤 되는 크기의 메타세콰이어가 심어지게 된다.

문제는 청라지구 주민들이나 서부산단 양측 모두가 현재 가조성돼 있는 둔덕의 높이와 토질, 가식재된 나무의 크기와 밀도 등이 엉성하고 충분하지 않다며 우려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재의 둔덕은 폭과 높이가 계획에 훨씬 못미치고 있고, 나무도 가지만 앙상한 어린 수목들이 매우 듬성듬성 심어져 있는 형편.

나무가 뿌리를 내려야 할 토양마저 수분과 양분의 저장이 어려운 마사토와 붉은 흙이어서 녹지 조성 목적인 차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청라지구 한라비발디 입주 예정자라는 이모(39)씨는 "앞이 골프장이라 시야가 트여 있어서 고층 아파트에서 공단이 한눈에 들어오게 돼 있는데 민원 발생이 뻔히 예견되는 상황 아니냐"고 말했다.

지난 20여년 간 이곳에서 기업 터전을 일궈 온 공단 입주기업들은 걱정이 더하다.

이에 공단본부가 지난 달 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LH가 둔덕 성토 부족 문제를 보완하고 식재 수목의 크기 및 밀집도를 상향 조정하도록 해 달라고 요청하자, 인천경제청이 LH에 친환경 녹지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적극 보완을 검토하라는 공문을 발송하는 단계까지 상황이 진행된 상태다.

그러나 LH는 이미 공사가 발주된 상황이라 설계 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타협점을 찾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LH 관계자는 "공단과 주민들의 우려를 이해하며, 그래서 조성 계획도 당초 설계보다 상향조정을 한 것"이라며 "협의와 조율을 해 보겠지만 막연히 육안으로 느끼는 점을 마치 큰 하자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송영휘기자 ywsong2002@itimes.co.kr